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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재균은 60만원을 챙겼다. 12일 부산 두산전에서 그랬다.
4번의 부담감
12일 두산 전을 앞두고 양 감독은 고심했다. 롯데 타선은 좋지 않다. 주전 4번 타자 홍성흔은 늑골부상으로 최소 2주 이상 휴식이 필요한 상황.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다쳤다. 주전 포수 강민호도 10일 부산 KIA전에서 오른쪽 엄지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결국 이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황재균은 그런 변화가 민감하지 않았다. 게다가 타격의 세부적인 테크닉보다는 장타력을 앞세우는 타격 스타일. 임시 4번으로 기용하기는 가장 적합했다. 실제 황재균은 경기 전 "별 다른 느낌이 없다. 잘 치면 다음에도 4번에 서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도 4번 타자였다. 팀의 중심이다. 압박감이 없을 순 없었다. 배려가 필요했다. 황재균은 양 감독에게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안타 하나 치면 되나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양 감독은 "아니. 희생플라이 하나 치면 돼"라고 했다. 4번으로서 역할보다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타격을 하라는 의미. '단타나 타점을 올릴 때 10만원 지급'이라는 단서는 타격의 연결고리 역할만 하면 된다는 말이기도 했다.
4번의 압박감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즉 황재균에게 자신의 타격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 4번의 역할을 충실히 하라는 배려였다.
실책만 안하면 다행이지
양 감독은 황재균의 4번 역할에 대해 묻자 "실책만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라고 했다.
타격은 수비와 밀접하게 연동된다. 모든 감독들은 "타격이 잘 되지 않으면 그 잔상이 생긴다. 그래서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양 감독도 그런 우려가 있었다. 황재균에게 4번의 압박감이 있을 경우 3루수로서의 수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내기를 매우 불리하게 설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팀이 이기면 무조건 50만원 지급'이라는 말은 황재균의 타격과 상관없는 내기.
각도를 바꿔 생각해보면 타격과 상관없이 수비에 집중력을 높이라는 옵션이다.
결국 이날 12회 연장접전을 펼치는 동안 황재균은 6타수 1안타를 쳤다. 4번으로서의 역할은 미흡했다. 1, 3, 5회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타석에 나섰지만, 타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1회에는 3루수 앞 땅볼, 3회에는 삼진, 5회에는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11회 선두타자로 나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결국 황재균은 정보명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롯데는 12회 조성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결국 황재균은 내기에서 이겼다. 단타 10만원, '승리수당' 5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양 감독이 기쁜 건 따로 있다. 황재균의 타격 밸런스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팀의 타순조정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4번 타자의 공백을 메웠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강민호가 합류하면 타격 컨디션을 봐서 4번으로 기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또 4번의 압박감을 많이 느끼지 않는 황재균을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홍성흔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늑골에 실금이 갔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지금 움직이면 안된다. 최소 2주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강민호도 다쳤다. 지난 10일 부산 KIA전 8회 오른쪽 엄지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결국 이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기 중 오장훈은 상대투수의 직구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타격 테크닉이 떨어지지만 스윙 스피드가 뛰어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타격 스타일. 경기 전 이종욱 고영민 정수빈 등에게 타격의 세밀한 부분을 지적했던 김 감독의 스타일 상, 오장훈에게도 이런 주문을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4번'은 녹록치 않았다. 공교롭게도 황재균은 1, 3, 5회에 모두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결과는 모두 실패. 1회에는 3루수 앞 땅볼, 3회에는 삼진, 5회에는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온 8회 역시 삼진. 4타수 무안타.
오장훈의 출발은 좋았다. 2회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 하지만 6회 1사 1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치는 등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8회 김동주로 교체됐다. 3타수 1안타.
아이러니컬한 장면도 있었다. 7회까지 두 팀은 의외의 홈런으로만 점수를 뽑았다. 2회 롯데 박준서의 투런홈런, 4회 김현수, 5회 고영민의 홈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