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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10년은 아니더라도 한 시즌 팀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올시즌 프로야구 8개 구단 모두 2명의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뽑았는데, 이들의 활약도가 팀 성적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넥센 돌풍의 중심에는 브랜든 나이트(6승1패·평균자책점 2.40)-밴헤켄(5승1패·평균자책점 2.39), 두 명의 외국인 1,2선발이 있다. 외국인 선수는 즉시전력이고, 팀의 주축 역할을 해줘야 할 자원이다.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줄 수는 없다. 구단으로선 최고의 외국인 선수 영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이전트의 추천을 받기도 하고, 구단 스카우트가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날아가 선수의 기량을 체크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1년 이상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수십 년 간 야구에 매달려온 전문가들이 꼼꼼한 잣대로 평가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 그런데 왜 매년 예외없이 명암이 엇갈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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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좌완 밴헤켄은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직구 시속이 140km 초반에 그쳐 가장 약한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밴헤켄은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9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KIA는 지난달 말 라미레즈를 내보내고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새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를 데려왔다. 마운드의 침체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터라 선동열 감독은 기대가 컸다. 소사는 5월 26일 LG전에 첫 등판해 6이닝 2실점, 6월 1일 SK전에 선발로 나서 8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제구가 되지 않는 시속 150km 직구 하나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었다. 6일 삼성전에서 4이닝 7실점하더니, 12일 넥센전에서는 3회까지 7점을 내주고 강판됐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투구폼이 달라 상대 타자들에게 읽혔다. 넥센 타자들은 소사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배팅볼처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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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3년 간 KIA에서 34승(25패)를 거둔 마크 키퍼도 사연이 있다. 2001년 시즌이 끝난 뒤 KIA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도미니칸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 선수를 염두에 두고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해당 선수는 부진했고,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대만리그에서 뛰었던 키퍼였다. LG 스카우트팀도 키퍼를 주목하고 있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30km대 후반에 그치자 포기했다. 고심 끝에 KIA는 키퍼와 계약했고, 키퍼는 2002년 19승9패를 기록하며 다승왕에 올랐다.
올시즌 LG의 에이스인 주키치(8승·평균자책점 2.34)와 최근 마무리에서 선발로 돌아선 리즈(1승3패5세이브·평균자책점 4.20). 지난해 둘이 입단할 때만 해도 시속 160km 직구를 갖고 있는 리즈가 첫 번째 카드였다. 경력이나 기록면에서도 리즈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주키치가 다승 선수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리즈는 마무리로 실격 판정을 받은 뒤 2군을 거쳐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다.
참 알다가도 모를 것이 야구판의 외국인선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