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 신인왕, 서건창의 특별한 도전

최종수정 2012-06-14 11:57

5월 29일 벌어진 넥센-SK전. 연장 10회말 서건창이 끝내기 안타를 치자 동료들이 달려가 축하를 받고 있다.목동=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넥센 2루수 서건창(23), 요즘 이 선수를 빼놓고 넥센 히어로즈 타선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가능성을 보고 뽑았는데, 알고 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다. 프로 첫 해나 다름없는 올시즌 주전 2루수로 뿌리를 내리더니,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주축선수가 됐다.

서건창이 타석에 설 때마다 넥센과 상대 팀 벤치에는 묘한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홈런 타자 강정호나 클러치 히터 박병호와 조금 다른 그런 기류다.

서건창은 6월 들어 벌어진 10경기에서 타율 4할(35타수 14안타) 4타점 5득점 3도루에 출루율 4할8푼8리를 기록했다. 넥센 타자들 중 최고의 타율이다. 강정호 박병호같은 거포처럼 한방으로 해결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클린업 트리오를 받치는 하위타선에서, 때로는 테이블 세터로 공격의 맥을 이어주고 있다. 6월 9일 한화전부터 6월 13일 KIA전까지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타율이 무려 6할1푼1리(18타수 11안타)다.

2008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한 서건창은 딱 1경기에 출전하고 퇴출됐다. 팔꿈치 부상이 왔다. 선수층이 두터운 LG에서는 기회를 잡을 수가 없었다. 2008년 서건창의 기록은 짤막하다. 1경기 출전, 1타수 무안타 1삼진. LG에서 방출된 서건창은 일반 현역병으로 병역 의무를 마친 뒤 지난해 말 테스트를 거쳐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아무도 별다른 경력이 없고, 더구나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한 서건창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때, 넥센이 그의 가치를 찾아낸 것이다.


5월 29일 SK전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서건창이 두 팔을 벌리고 1루로 질주하고 있다. 목동=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5.29/
박흥식 넥센 타격코치는 "테스트 때 2차례 연습경기를 했는데, 금방 눈에 띄었다.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었으나 야구를 대하는 자세, 기본적인 자질, 눈빛이 달랐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왜 이런 선수가 그동안 기회를 못 잡았나 의아했다"고 했다.

서건창의 장점은 빠른 스윙 스피드, 공을 갖다 맞히는 뛰어난 컨택트 능력. 스윙이 간결하고 타석에서 공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다. 꾸준함과 성실성은 기본.

박 코치는 "어린 선수에게 부담을 덜 주려고 주로 하위타선에 배치했고, 팀 상황에 따라 2번으로도 쓰고 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추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2번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했다.

서건창은 지금 넥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이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야구 센스가 뛰어나 타율 3할-30도루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6월 13일 현재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7리(159타수 47안타) 16타점 8도루. 서건창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995년 이동수(삼성)이후 17년 만의 신고선수 출신 신인왕이 유력하다. 4년 전 LG에서 전력 외 판정을 받고 가방을 싸야했던 젊은 선수가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듭난 것이다. 절망에 무릎을 꿇지 않고 희망을 찾아낸 서건창이다.

2012년 프로야구 대회요강을 보면, 입단 5년 이내(해당년도 제외)이고 60타석(해당년도 제외) 이내에 출전한 선수는 신인왕 자격이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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