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쯤되면, 무서운 신인인 건 확실하다.
자신(1m78)보다 큰 키(1m87)를 가진 김광현에 주눅들 만도 했지만, 최성훈은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이런 모습이 첫번째가 아니었다.
김광현과 똑같은 1m87의 키에 덩치가 두배는 될 법한 한화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도 당당했다. 최성훈은 선발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일 잠실 한화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 첫 승의 감격 뿐만이 아니었다. 류현진이라는 거함을 잡아낸 것이다.
캠프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신인이지만, 대졸 출신으로 어느 정도 공을 던져봤기에 조금만 다듬으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류택현 이상열 등 베테랑 왼손불펜 요원이 잘 던져 최성훈의 자리는 없었다. 최성훈은 대신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다. 올시즌 변화무쌍한 선발투수 기용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LG의 주무기 중 하나였다.
첫 선발 등판부터 상대는 류현진. 하지만 최성훈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잘되면 대박' 케이스가 된 것이다. 두차례의 선발 등판 후 불펜으로 돌아갔다. 팀엔 다른 선발 요원들이 차고 넘쳤다. 그래도 최성훈은 "1군에서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웃었다.
최성훈은 아직 정규 선발투수가 아니다. 스스로 가치를 입증해 자리를 잡아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14일 경기서 그 가능성을 보였다.
강약조절을 해가며 던지는 두 종류의 커브는 브레이킹이 걸리는 게 멀리서도 눈에 보일 정도로 큰 낙폭을 자랑했다. 이날 보여준 가능성은 변화구 외에 직구로도 재미를 봤다는 것이다.
최성훈은 130㎞대 후반의 직구를 거침없이 몸쪽으로 꽂았다. 사실 구속이 느린 경우, 몸쪽에 자신감있게 공을 던지기 어렵다. 하지만 5회 몸쪽 직구로 두 타자 연속 내야땅볼을 이끌어내는 등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본인이 '변화구 투수'가 아님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