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난 한 놈만 팬다, '○○ 킬러' 누구 있나?
유창식 외에도 특정팀에게 강한 투수는 많다. 선발투수 기준으로 승수와 평균자책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구단이 천적을 갖고 있다.
삼성은 두산 니퍼트와 이용찬, LG 주키치 등 다소 많은 투수들에게 약점을 보였다. 니퍼트가 삼성 상대로 3승 평균자책점 1.35, 이용찬이 2승 평균자책점 0.43, 주키치는 2승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
두산은 '돌아온 빅리거' 박찬호에게 약했다. 박찬호는 국내 무대 3승 중 2승을 두산 상대로 거뒀다. 등판한 2경기 모두 승을 챙겼고, 평균자책점 역시 2.03으로 좋았다.
롯데는 넥센 나이트(3경기 2승 평균자책점 0.44)에게, SK는 롯데 이용훈(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75) 한화는 삼성 장원삼(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에게 시쳇말로 '호구'를 잡혔다.
상대성의 법칙, 천적관계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특정팀만 만나면 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로 돌변하는 이들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상대성'이다.
수년 전부터 LG를 상대하는 팀은 왼손투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일이 잦다. 로테이션을 조정하는 등의 표적 등판도 많았다. 이는 LG 타선에 좌타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좌우놀이'라고 폄하하는 시선도 있지만, 통계를 보면 분명 왼손타자에게 왼손투수는 상극인 게 사실이다. 좌타자가 과거에 비해 왜 많아졌는가. 오른손투수의 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LG 킬러'라는 소리를 듣는 투수들을 살펴보면, 거의 다 왼손투수들이다. 이처럼 상대 타선의 약점을 파고드는 투수들이 분명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좌타자가 많은 삼성 역시 주키치를 비롯한 왼손투수들에게 약하다.
|
포크볼을 주무기로 쓰는 이용찬에게 삼성 타선이 약한 것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이승엽은 일본 생활 내내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고전했다. 포크볼러 이용찬은 올시즌 이승엽과 처음 만나 9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강하다. 같은 좌타자 최형우 역시 8타수 1안타로 약했다. 이용찬은 왼손타자 바깥쪽 꽉 차게 구사되는 포크볼로 삼성 중심타선을 농락한 셈이다,
이외에 '익숙함'이라는 무기도 있다. 두산을 상대로 강한 박찬호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 박찬호는 김경문 전 감독과의 인연으로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비시즌 때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했다. 두산 타자들이 친근하고, 특성도 잘 파악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친정팀 상대로 강한 투수들 또한 '익숙함'이 무기다.
LG를 상대로 첫 선발승,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유창식처럼 특정 팀을 상대로 호투하기 시작하면, 천적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투수 스스로 마운드에서 '오늘도 할 만 한데'라는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반대로 상대 타자들은 '왜 저 투수만 만나면 꼬이지'라는 생각에 발목을 잡히기도 한다. 이런 천적 관계가 있기에 야구가 더 재밌는 게 아닐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