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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는 한화가 가장 급한 팀이다. 시즌 초반부터 한 차례도 최하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수 효과도 사라졌다.
막강 마무리로 믿었던 바티스타마저 작년에 비해 극명하게 저하된 제구력 때문에 1, 2군을 왔다 갔다하는 신세가 됐다.
이 뿐인가. 타선과 마운드의 핵심 전력인 김태균과 류현진은 부상이 덫에 걸렸다. 이같은 악재로 인해 탈꼴찌가 아직 요원한 한화는 어떻게 해서든 1승이라도 더 챙기는 게 화급하다.
하지만 한화는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투-타의 에이스를 잠시 접어주기로 한 것이다.
김태균과 류현진은 당장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다. 사실 웬만하면 경기에 투입시켜 1승이라도 보태는데 활용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 게 인지상정이다.
한대화 감독은 길게 내다보기로 했다. 20일 현재 어느새 60경기를 치렀지만 남은 경기(73경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김태균을 20일 LG전까지 3경기 연속 출전시키지 않았다. 지난 15, 16일 SK전에서 대타로 출전한 것까지 합치면 5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 제외다.
김태균은 지난 7일 롯데전에서 오른손 엄지 부상을 했다. 배팅을 하는 과정에서 방망이 손잡이 가까이 맞는 공에 가해진 충격때문에 생긴 일종의 타박상이다.
8일 넥센전이 우천취소된 덕분에 하루 휴식을 얻은 김태균은 10일 넥센전(8대1 승)에서 박찬호의 시즌 3승을 돕는 시즌 7호포를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과의 3연전에서 10타수 2안타로 타격감이 저하됐고, 마의 4할대 타율 행진도 깨지고 말았다.
결국 명타자 출신으로 김태균의 사정을 잘아는 한 감독이 눈물을 머금고 김태균을 잠깐 비우기로 했다. 한 감독은 "김태균의 경우 쉬는 게 최고의 치료약이다. 자꾸 방망이를 잡으면 악화된다"면서 "김태균의 출전의지가 강하고 팀도 김태균이 당장 필요하지만 묵묵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태균의 향후 출전 시기는 언제가 되든 통증에서 안전하게 벗어났다고 판단했을 때로 잡았다.
류현진도 예외가 아니었다. 류현진은 지난 10일 등근육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심각하지 않은 담증세라 통증은 완화된 상태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20일 복귀해야 했다.
한 감독은 류현진이 재활군에 있는 동안 감기몸살을 잠깐 앓았다는 사실 때문에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도록 지시했다.
감기몸살이라면 딱히 부상이라고 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감독의 류현진의 컨디션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만에 하나 1%라도 피해갈 방침이다.
당장 팀이 급하다고 이미 앓고 지나간 감기몸살 쯤이야 가볍게 봤다가 앞으로 더 큰 일을 그르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한화는 이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을 버리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기로 했다. 나머지 선수들이 양대 에이스가 없을 때 잘 버텨가는 내성을 키운다면 금상첨화다.
한화가 급할 때 선택한 '우회도로'가 위기탈출의 '지름길'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