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프로야구 8개구단 사장단의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제10구단 창단 관련 안건이 논의 되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근데, 올스타전이 열릴 수 있는 건가요?"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대해 물으면 선수들이 한결같이 되묻는 말이다. 야구 관계자들과 올스타전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래도 올스타전은 열려야죠"라는 희망을 담은 말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
'한여름밤 꿈의 무대'로 불리는 올스타전(7월 21일 대전구장)이 바짝 다가왔다. 온라인과 모바일, 현장 팬투표가 한 달 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베스트 10'을 발표할 예정이다. 투표 중간 집계 결과를 본 팬이라면 마음이 설렐 것 같다. 삼성 이승엽과 한화 김태균 등 국내에 복귀한 빅스타들을 비롯해, 풀타임 첫 시즌에 당당히 이름을 내민 새얼굴들까지 올시즌 프로야구 주역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어느 해보다 기대가 큰 2012년 여름이다. 지난해 600만 관중을 넘어선 프로야구는 올시즌 목표 700만명을 넘어 800만명까지 바라보고 있다. 역대 최소 경기 기록을 수립하며 100만, 200만, 300만,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불과 5년 전인 2007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400만명 관중 동원이 과연 실현 가능한가'라는 얘기가 나왔던 걸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이제 웬만한 구장의 주말 경기는 매진이 당연시되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후 지금처럼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적이 없었다. 바야흐로 프로야구 전성시대다.
6월 19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프로야구 8개구단 사장단의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임시 이사회에서는 제 10구단 창단을 당분간 유보하기로 하였다. 이사회가 끝난 후 KBO 류대환 홍보지원부장이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그런데 야구 현장에서는 아직 축제의 한마당이 될 올스타전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 팬투표 중간집계 결과가 잠깐 화제가 되는 정도다. 올스타전이 개최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인 듯 하다. KBO 이사회, 엄밀하게 따진다면 10구단 창단에 반대해온 일부 구단과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올스타전 개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양측 모두 올스타전은 열려야 한다고 공감하면서도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대치국면이다.
결국 문제 해결의 핵심은 10구단 창단을 반대해온 구단들이 향후 얼마나 유연하게 움직이느냐다.
지난달 19일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유보하자, 선수협은 올스타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보이콧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KBO는 올스타전에 불참하는 선수에게 후반기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이나 KBO나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구본능 총재를 정점으로 한 KBO는 홀수 팀(기존 8개 팀에 내년 시즌 NC 다이너스 1군 리그 참가) 리그 운영에 대한 불합리성, 프로야구의 외연 확대를 위해 10구단 창단에 적극적이었다. 10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구단의 모기업 고위층까지 만나 설득을 했으나 실패했다. 이런 노력이 무산된 가운데, 엉뚱하게도 불똥이 KBO가 주최하는 올스타전으로 튄 것이다. 리그를 관장하는 주체로서 올스타전 불참자를 징계를 줘야할 입장이다.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올스타전 불참을 선언했다. 6월 25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선수협회 임시총회에 참석한 김사율, 이혜천, 송승준이 총회가 끝난 후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긴급 이사회 결과 선수협과 선수들은 10구단 창단 승인절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스타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선수협 또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야구인들과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올스타전 보이콧 카드를 뽑아들었는데, 자칫하면 파국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최악의 경우 올스타전이 무산되고, KBO가 불참선수를 징계하고, 선수협이 정규시즌 후반기를 보이콧하면 프로야구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올스타전을 주최하는 KBO가 10구단 창단 반대의 주체도 아니다. 총구가 딴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10구단 창단 반대 입장이 확고한 구단에 있다. 이들 구단들은 올스타전 개최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남의 일을 바라보는 방관자처럼 있다. 팬들의 몰매를 맞고 있는 이들 팀들이 좀 더 신축적으로 10구단 창단에 접근을 해야 문제가 풀린다.
야구인들은 KBO 이사회가 금명간, 올해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내년 전반기 10구단 창단을 재논의 하는 쪽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야구인들과 패들의 열망을 외면하지말고,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을 다시해봐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래 양쪽 모두 어느 정도 물러설 명분을 찾고 파국을 면할 수 있는 길이다. 구단 입장만 생각하거나, 대의명분에만 집착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국민스포츠가 된 프로야구는 몇몇 재벌 오너들의 취미생활이 아니고, 협수협만의 것도 아닌 대한민국 팬들을 위해 존재하는 스포츠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