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 신임결단 막전막후

기사입력 2012-07-05 11:30


정승진 한화 구단 사장이 한대화 감독에 대한 신임 의지를 천명했다. 정 사장과 한대화 감독이 올해 초 구단 시무식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한 번 맡겼으니 끝까지 가보자."

한화 구단은 그동안 극심한 '외홍'을 겪어 왔다. 프로의 세계가 다 그렇듯 성적 나쁘면 으레 불거지는 입방아가 '외홍'이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감독은 물론 코칭스태프, 구단 책임자들까지 싸잡아 도마에 올려졌다. 심지어 한화 구단 외부 야구계에서조차 '감독 교체설' 등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하위 성적 탈출을 위해 전전긍긍했던 한화는 팀 분위기를 흔드는 외부의 보이지 않는 적에 시달리느라 마음고생이 더 심했다.

이에 대해 한화 구단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감수해야 할 비판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였고, 그 비판 속에서 한화 구단에 대한 애정을 찾고 싶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제 한화를 둘러싼 잡음은 조금씩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 구단이 최근 의미심장한 모임을 갖고 흔들림없이 내부결속을 다지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장 주재 모임 무슨 말 있었나?


한화 구단은 최근 대전 시내 한 음식점에서 이례적으로 구단 단체회식을 가졌다. 정승진 사장이 주선했다. 구단의 각 실무책임자와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전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구단의 수뇌부인 정 사장 주재로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모두 모인 것은 시즌 개막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한화는 5연패에 빠져있었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성적도 여전히 최하위여서 모래알을 씹는 회식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정 사장은 '희망가'를 제시했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사장은 "한 감독에 대한 나의 신뢰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 번 맡겨놓은 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합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정 사장은 코치진들에게도 한 감독을 중심으로 동요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정 사장은 자신을 낮추며 선수단에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시즌 개막 이전에 4강, 나아가 우승 도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이것이 오히려 선수단에 부담을 안긴 오판인 것같다"는 말을 했다. 정 사장은 한 감독에게 "감독님이 시즌 출사표로 4강까지만 얘기하길래 '이왕이면 우승이라고 하지 왜그러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는 농담까지 건네며 구단의 과도한 눈높이를 '쿨'하게 인정했다. 사실 박찬호 김태균 송신영 등 전력보강이 이뤄졌으면 잘 될 줄 알았던 게 구단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송신영과 외국인 투수의 부진 등은 그야말로 돌발변수였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다. 정 사장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코칭스태프의 책임으로 돌리기에 앞서 '내탓이오'를 먼저 외쳤다. 한대화 감독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을 뿐 역시 미안함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정 사장의 메시지 어떤 의미를?

한화 구단의 이같은 모임 시기부터가 의미심장하다. 보통 야구판에서는 코칭스태프 교체 요인이 발생할 경우 올스타전 휴식기가 적기라고 본다. 올시즌 한화의 경우도 올스타전(21일)이 다가오자 잡음이 끊이기는 커녕 더 확대됐다. 정 사장이 이같은 여론을 모를 리 없다. 그러자 올스타전을 앞두고 정면돌파로 조기 외풍 차단에 나선 것이다. 올해 말까지로 계약된 한 감독의 3년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른 한화 관계자는 "감독 인사는 구단주의 의사에 따른다. 지금까지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에서 내려온 메시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극약처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정 사장의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신임의 뜻은 아닌 듯하다. 믿음을 준만큼 남은 시즌동안 뭔가 보여달라는 '경고 메시지'도 내포돼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다하자", "성적은 나쁘지만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면 팬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정 사장의 화법은 의례적인 덕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특히 강조한 부분이 '미래'다. 한화는 최근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고, 서산 훈련장 완공을 앞두고 있는 등 미래 투자에 인색하지 않은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만큼 눈 앞의 성적 우선주의에서 미래 희망을 보여주는 야구쪽으로 노선을 수정하는 중이다. 팬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하면 성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감독이 그동안 젊은 선수들을 키운 공로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내부 평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정 사장의 메시지는 한화그룹의 인사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구단 관계자는 "한 번 믿고 일을 맡겼으면 끝까지 밀어주지 중도에 대책없이 확 바꿔버리지 않는다"면서 "구단도 최근 10여년 동안 감독 중도하차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이 이번 모임을 통해 다짐한 결의는 '독수리는 추락했지만 리빌딩의 미래에 희망을 찾자'였다고 한다. 으레 프로의 세계에서 성적 나쁘면 구단까지 나서 코치진 원망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 하지만 한화는 '소통'으로 위기탈출 해법을 찾고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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