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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돕는가 싶었는데 결국 아니었다.
박찬호-김병현 빅매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메이저리그 출신의 첫 대결이어서 올시즌 최고의 흥행카드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비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장맛비로 인한 노심초사는 지난 3일부터 시작됐다. 넥센과 한화의 주중 3연전을 시작하던 당시 목동구장은 우천취소 위기를 맞았었다.
3일 경기가 취소되면 둘의 맞대결은 무산될 우려가 컸다. 한화는 박찬호의 5일 휴식 원칙을 위해 5일 등판을 못박았지만 넥센은 선발 로테이션에 변동이 생길 수 있었다.
다행히 경기 시작 1시간전 비가 완전히 그친 덕분에 3일 경기가 취소되지 않았고, 5일 맞대결은 기정사실화 됐다.
일단 고비를 넘겼으니 박찬호-김병현 매치는 뜨거운 관심사로 더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시집가는 날 등창난다고.
팬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 했던 하늘은 두 번 도와주지 않았다. 5일 서울지역에는 북상한 장마전선으로 인해 오전부터 비가 내리더니 오후 3시를 전후해 제법 거세졌다.
서울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질 정도였다. 넥센은 이날 그라운드도 밟지 못한 채 실내훈련으로 대체했고, 한화 선수단은 목동구장까지 올 필요도 없었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대결이 무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8일에도 한 차례 맞붙을 것 같았지만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박찬호는 휴식차원에서 선발 일정을 한 차례 건너 뛰고 등판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고, 김병현은 6월 8일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는 차원에서 유창식을 6월 8일 선발 등판 예고했다. 당시 한 감독은 "일부러 김병현을 피할 이유가 없다. 빅매치 이벤트를 의식하기보다 선수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6월 8일 경기가 우천 취소됐고,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의 선발 등판을 늦추지 않고 건너 뛰었다. 박찬호는 3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6월 10일 마운드에 올랐다.
그 때에 이어 또 비가 심술을 부린 것이다.
아쉬운 것은 야구팬 뿐만 아니라 넥센 구단도 그랬다. 이번 주중 경기에서 연일 짓궂은 날씨 때문에 예매율이 저조했던 넥센이다. 평소 1만2500석 가운데 4000석은 예매가 되는데 1500∼2000석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찬호-김병현의 빅매치 소식이 알려지자 5일 경기에는 5000석까지 뛰어올랐다고 한다.
궂은 날씨에도 평소 주중 예매율을 회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좋다가 말았다. 넥센 홍보팀 김기영 팀장은 "예매율이 갑자기 급등해서 좋아했는데 흥행 대박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며 입맛을 다셨다.
목동=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