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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눈빛에는 독기가 서려있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잠실구장을 찾은 2만7000명의 팬들은 일희일비했다. 연장승부 끝에 아쉽게 패한 LG 김기태 감독은 말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반면 승장 두산 김진욱 감독은 승리에 기뻐했다. LG와 두산의 한지붕 라이벌전. 그것은 단순한 야구경기가 아닌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LG 김기태 감독도 마찬가지. 김 감독은 3회초 수비 도중 김풍기 구심에게 무언가 어필을 했다. 경기 상황에서는 특이점이 없었다. 김 감독이 지적한 것은 3루측 두산 응원단의 엠프 소리. 김 감독은 엠프 소리가 너무 커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게 방해가 된다며 이에 대해 어필을 했고 김 구심은 즉시 두산 응원단쪽에 주의를 줬다. 하지만 두산 응원단은 굴하지 않고 응원을 이어갔고 엠프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장내 방송이 또다시 나왔다. 경기가 진행되며 양팀의 엠프 사용은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장면을 본 한 관계자는 "감독님이 평소 어떤 플레이에도 항의를 잘 안하시는 스타일인데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만큼 신경이 쓰이는 중요한 경기였다.
필승의 의지, 선수들의 허슬플레이
이제는 한국 야구에 완전히 적응한 두 외국인 에이스 투수들이 이 분위기를 모를리 없었다. 니퍼트와 주키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상대 타선과 싸웠다. 두 사람의 집중력에 명품 투수전이 이어졌다. 타자들은 한베이스라도 더 진루하기 위해 애썼다. 두산 정수빈은 연장 11회초 3루타를 친 후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을 만들어냈다. LG 투수 김광삼은 11회말 발이 느린 최동수를 대신해 대주자로 출전했다. 엔트리에 있는 야수들을 다 써버렸기 때문. 약속이나 한 듯 3루 주자 김광삼을 두고 윤요섭의 좌익수 플라이가 나왔다. 김광삼은 죽을 힘을 다해 뛰었고 팀에 동점을 선사하는 득점을 만들어냈다.
LG 정의윤은 6회말 단타성 타구를 친 뒤 과감하게 2루까지 뛰어 세이프 됐다. LG의 한 관계자의 입에서 "저렇게 열심히 뛰는건 처음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플레이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