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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선물인 줄 알았는데, 경기감각 저하의 악재였다.
경기 감각의 저하, 방망이를 무겁게 했다
비로 인한 휴식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확실히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체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팀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과 기운이 이어질 때가 있다. 긴 연승은 그럴 때 나온다. 선수들은 "몸이 무겁다"며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막상 경기중에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곤 한다.
그런데, 비로 인해 막상 이틀을 쉬게되자 체력은 회복되었을 지언정 경기 감각은 오히려 떨어지고 만 것이다. 일반일들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할 때가 있다. 피로가 절정에 달했을 때 그냥 푹 쉬면 몸이 개운해질 것 같지만, 막상 더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예민한 선수들의 경우에는 이게 조금 더 크게 나타난다. 그래서 선수들이 피곤할 때 무조건 휴식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오히려 이런게 '제대로 된' 선수들의 휴식이다.
그러나 KIA는 일정상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목요일(5일) 광주 두산전이 취소됐을 때는 이동일이었다. 선수들은 빗속에서 가볍게 운동을 한 뒤 저녁 때 구단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왔다. 이어 6일 목동 넥센전이 취소됐다. 몸을 풀어줘야 하는데 원정팀이고, 목동구장의 시설이 협소해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피로는 제대로 풀리지 않은 채 경기감만 떨어진 셈이다. 김선빈(3타수 무안타) 이범호(2타수 무안타) 윤완주(3타수 무안타) 조영훈(2타수 무안타) 이준호(2타수 무안타) 등의 무거운 스윙은 이로 인해 비롯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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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선발 연기, 소사의 밸런스를 무너트렸다
경기 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은 야수보다는 투수쪽이다. 특히 선발투수는 자신만의 리듬과 컨디션에 따라 선발 간격이 고정돼 있는 편이 흔하다. 보통 4~5일 휴식 후 등판할 때 가장 좋은 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로테이션을 지키는 게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7일 목동 넥센전 선발로 나온 KIA 외국인 투수 소사는 비로 인해 등판 일정 관리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 6월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소사는 원래대로면 5일 광주 두산전에 나와야 했다. 그러나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등판일이 하루 뒤로 미뤄졌다. 이 마저도 6일 목동 넥센전이 우천취소되며 지켜지지 못했다.
결국 소사는 두 차례의 등판 연기로 인해 8일 만에 마운드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제 막 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치고 3연패 뒤 3연승을 달리던 소사로서는 처음 겪는 긴 휴식으로 인해 자신만의 투구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바로 1이닝 만에 4안타(1홈런) 2 4사구로 4실점하며 강판된 지난 7일의 성적표였다. 결국 이번 비는 KIA에는 영양제가 아니라 독약이 된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