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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입단했으니 프로 10년차다. 그러나 풀타임 1군 출전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노경은은 1군서 불펜 투수로 던졌다. 가끔 '땜빵' 선발로 나서기도 했지만 지난 9년 동안 그의 주 보직은 롱릴리프였다. 올해도 마무리 프록터 앞에서 리드를 지키는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초등학교서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선발로 던졌다. 1군은 아니지만 2군서 선발로만 던졌고, 매년 시즌 준비를 할 때도 선발투수처럼 했다"고 말했다. 선발투수가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꿀 때는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투구수를 늘리고 선발 감각을 익히려면 시행착오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경은은 그런 '적응기'가 없었다. 선발 첫 경기서 6⅔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졌다. 두 번째 선발 등판인 6월17일 부산 롯데전서도 7이닝 동안 104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선발 역할에 익숙해져 있음을 의미한다. 노경은은 "원래 많이 던지는 것은 자신이 있다. 고교때는 12회 완투를 하면서 188개를 던진 적도 있다. 신체적으로도 길게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이 어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의 '철완'은 두산 코칭스태프도 인정한다. 노경은은 "요즘 코치님들한테 선발 체질인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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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찬이 목표?
노경은은 이날 승리후 후배인 이용찬을 향해 "조금 있으면 너 따라 잡는다"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이날 현재 이용찬은 7승6패를 기록중이다. 노경은이 5승을 따냈으니, 이 말이 농담만은 아닌 듯하다. 어쨌든 선발투수들 간에 경쟁이 벌어진다는 것은 팀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노경은은 올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선발로 나가든 중간으로 나가든 죽어라 던진다는 생각 밖에 없다"면서도 "10승은 꿈이다"라며 두자릿수 승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의 활약을 이어가려면 체력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이에 대해 노경은은 "러닝양을 줄이지 않고 있다. 장마후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힘들기는 하지만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이날 LG전이 올시즌 들어 가장 힘든 경기였다고 한다. 더위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함을 느꼈을 것이란 이야기다.
최근 6경기 이상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투수는 노경은을 비롯해 넥센 나이트(8경기), LG 주키치(14경기) 등 3명 뿐이다. 확실한 것은 노경은이 요즘 최고 선발투수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