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병현처럼 등판 횟수가 적은 선발투수도 없을 것이다.
그 속에는 정민태 투수코치의 세심하면서도 철저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 코치는 "김병현은 등판일과 투구수 등을 철저히 관리해줘야한다"고 했다. "몇 년간 공백이 있었는데 계속 던져왔던 투수들처럼 하라고 하면 탈이 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올해를 적응기로 봤다. "지금 팬들이 많이 온다고 해서 마구 올리면 안된다"는 정 코치는 "결국 김병현은 내년이 승부다. 올시즌 잘 관리하면서 몸을 만들어 놓으면 내년엔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병현은 아직까지 나흘 쉬고 5일째 던져본 적이 없다. 한번 그런 상황이 왔지만 비와 정 코치의 배려로 빠지게 됐다. 지난 6월 30일 대구 삼성전이 우천으로 취소되자 김시진 감독은 정 코치를 불러 다음날 선발을 상의했다. 30일 선발은 김영민이고, 7월 1일은 김병현이 예정돼 있었다. 정 코치는 김영민을 추천했고, 김 감독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김병현이 화요일인 26일 두산전에 등판한 뒤 나흘 쉬고 등판하는 일정으로 아무래도 무리가 따를 수 있는 상황이라 마침 내린 비때문에 밀리게 됐다.
정 코치는 "선수 본인은 할 수 있다고 해도 코칭스태프가 말려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김병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김 감독과 정 코치의 경험 때문이다. 오랫동안 프로야구 마운드를 호령했던 둘은 그만큼 혹사를 당했다. 투수에게 어떻게 하면 해가 되는 지 잘 알고 있기에 공백을 딛고 일어서려는 김병현의 완벽한 부활을 위해 철저히 관리하는 것.
아직 김병현의 투구가 들쭉날쭉한 것도 결국 몸이 100%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병현은 원래 제구력이 나쁜 투수가 아니다. 고국의 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생각이 있다보니 힘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밸런스가 깨져 제구가 잘 안된다"는 정 코치는 "구속을 좀 줄여서 던지면 제구가 된다. 내가 보기에 지금 김병현의 몸은 아직도 8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내년이면 147㎞를 찍으면서도 제구가 잘되게 하는게 내 목표다"라고 했다.
김병현은 16일만의 등판에서 초반엔 실전감각이 떨어져서인지 제구가 잘 되지 않았고, 투구수 70개를 넘기자 구위가 떨어지며 6회 이호준에게 투런포를 맞는 등 5이닝 4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오랜 휴식이 결국은 독이 됐었다. 그러나 넥센은 김병현의 이런 모습에 실망하지 않는다. 더 좋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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