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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하위타순으로 나가는 게 적절할 것 같네요."
선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13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원래 8회말 공격 때 김상현을 대타로 쓰려고 했다. 1사 후 김선빈이 볼넷이나 안타로 출루하면 3번 김원섭에게 정면승부를 하게한 뒤, 4번 지명타자 나지완 타석 때 김상현을 넣을 계획이었다. 만약 김선빈이 아웃되면 김원섭의 대타로 쓴 뒤 좌익수 수비까지 시키려고 했었다. 그러나 강우콜드가 되는 바람에 투입시기를 놓쳤다."
다소 서둘러 1군에 합류시킨 터라 선 감독은 실전에서 김상현의 타격과 수비를 모두 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선 감독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김상현에게는 좋을 수도 있다. 조금 더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은 아직 김상현의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시작 2시간20분 전인 오후 4시10분 쯤부터 대구구장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차 빗줄기가 굵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오후 5시경 유남호 경기감독관이 양팀 감독과의 협의 끝에 경기를 취소시키면서 김상현의 선발 출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렇게 번번히 비로 인해 출전기회가 무산되면 모처럼 1군에 돌아온 선수로서는 실망감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김상현은 담담했다. 몸상태가 스스로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상현은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데, 아직 몸이 완전하지 않아서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2군에서 나온 홈런도 제대로 힘있게 친 것이 아니라 우연히 나왔을 뿐"이라며 "오늘도 7번 타자로 나설 예정이었는데, 당분간은 하위타순이 나을 것 같다. 지금 상태로는 중심타순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우천 취소가 김상현에게는 오히려 득이 되는 분위기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