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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전형적인 '디지털 스포츠'다. 공 하나에 큰 의미가 담길 때가 있고 몇 개의 공이 모여 하나의 플레이가 완료된다. 몇 개의 플레이는 이닝을 구성하고, 아웃카운트 27개가 모이면 한 팀의 공격이 끝난다. 때론 보크 하나가 야구 역사에 큰 '사건'으로 기록되기도 하며, 이러한 플레이들이 모여 엄청난 비율 기록이나 통산 누적 기록이 탄생할 때 팬들은 열광한다.
한국인 선수의 엄청난 대기록 가운데 송진우(현 한화 코치)의 200승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8월 송진우가 개인통산 200승을 기록했다. 물론 그후 승수를 추가, 그는 개인통산 210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뒤 은퇴했다.
삼성 이승엽이 지난 2003년 한시즌 56홈런이란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송진우가 200승을 달성했던 즈음, '송진우의 200승과 이승엽의 56홈런 가운데 훗날 어느 기록이 먼저 깨질까'를 놓고 야구관계자들의 의견이 저마다 달랐다.
박노준 해설위원(현 우석대 교수)은 "200승이 더 어렵다"고 말했었다. 투수 혼자서 이룬 기록이 아니라 팀 전체가 어우러진 기록이라는 것이다. 이용철 해설위원도 "56홈런 기록이 더 빨리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210승과 500홈런,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
6년전의 논쟁 당시 56홈런 보다는 200승이 더 어렵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약간 우세했다.
자, 이제 세월이 흘렀다. 두 리그의 합산 기록이지만, 이승엽이 500홈런을 눈앞에 뒀다. 6년 전과 주제를 달리 해서 '그렇다면 210승과 500홈런 가운데 어느 기록이 더 오래 살아남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런데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송진우의 210승과 이승엽의 500홈런 모두,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현역 투수 가운데 넥센 김수경이 통산 112승으로 최다승이다. 210승에 도전할만한 투수가 없다.
한화 류현진이 2006년에 18승을 기록했다. 그 성적을 꼬박 12시즌 연속으로 내야 210승을 넘어설 수 있다. 지금은 코치 신분인 정민철(요미우리 3승 포함 통산 164승)이 일본으로 가지 않았다면 송진우의 기록에 근접했을 가능성은 있었다. 2006년 당시 삼성 배영수가 후보로 거론됐지만 2007년의 팔꿈치 수술 이후 몇년간 고생하면서 아직 97승에 머물고 있다. 류현진은, 앞서 언급한 6년전 박노준 해설위원의 발언이 기억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승엽의 500홈런도 마찬가지다. 현역 가운데 SK 박경완이 313개로 가장 많다. 이대호가 오릭스에서의 15개를 포함해 통산 240개를 기록중이다. 그가 올해부터 한시즌 30개씩 10년 넘게 쳐야 향후 몇년간 선수생활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이승엽을 추월할 가능성이 생긴다. 최근에 이승엽과 만났을 때 그는 "(다른 500홈런 타자가 나오는 건) 내가 생각해봐도 당분간 힘들 것 같다. 500홈런이란 게 25홈런씩 20년간 치거나 30개씩 16,17년을 쳐야하는 기록이니까"라고 말했다.
두 기록 모두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역사 그 자체다. 언젠가는 깨질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수십년간 남을 것만 같은 기록들이다.
메이저리그에선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안타, 테드 윌리엄스의 마지막 4할(0.406), 피트 로즈의 통산 4256안타, 칼 립켄 주니어의 2632경기 연속 출전 등이 불멸의 기록으로 손꼽힌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