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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제10구단 창단 승인을 허용키로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간신히 평온을 찾았다.
10구단은 올시즌 내내 뜨거운 감자였다. 일부 구단이 모기업 이기주의 등을 앞세워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각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올스타전 보이콧이라는 초강수까지 들고 나왔다. 결국 각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KBO 이사회는 지난 10일 10구단 추진 문제에 관한 전권을 KBO에 위임키로 하면서 극적인 타협점을 찾았다.
창원시가 약속한 신축구장 추진사업이 지지부진하자 KBO가 '연고권 박탈'이라는 강력한 압박카드까지 들고 나온 것이다.
그동안 NC 창단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했던 KBO와 창원시가 또다른 갈등을 낳고 있다.
KBO "연고지 이전 검토"
KBO 구본능 총재는 19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갖고 "최근 창원시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구 총재가 언급한 공문은 완곡한 협조 형식이지만 KBO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가 당초 약속한 신축구장 건립을 지키지 못할 경우 NC의 연고지 이전 등을 포함한 향후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NC는 지난해 3월 KBO 구단주 총회를 통해 9구단 창단 승인을 받았다. 이때 창단 승인 조건 중 하나가 '5년 이내에 2만5000석 이상 국제대회 규모의 새 야구장을 확보해야 하며 만약 이행하지 않으면 KBO에 지불하게 될 예치금 100억원을 반환하지 않고 KBO에 귀속시킨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창원시는 '새 야구장을 지어 2015년부터 25년 동안 NC에 전용구장 우선 사용권을 주고 임대료를 감면해주겠다'고 약속하며 9구단 유치에 적극 발벗고 나섰다. 문제는 그 때의 약속이 진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현재 신축구장 건립 후보지도 정하지 못한 채 답보만 거듭하고 있다. 창원시는 신축구장 건립에 24개월의 공사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상태라면 부지선정과 용역발주, 설계 등의 절차를 감안할 경우 창원시가 약속한 2015년 3월 완공 계획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다. KBO 관계자는 "공문에는 완곡한 표현으로 창원시의 약속 이행의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 총재는 "프로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만큼 최악의 경우 창원 연고지를 박탈하더라도 큰 걱정은 안된다"고 다소 강경한 입장이었다.
왜 여기까지 왔나
엄밀히 말하면 NC의 신축구장은 2016년까지 완공되면 된다. 창단 협약 조건의 신축구장 완공시기가 '창단 승인 후 5년 이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원시는 128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5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단단히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켜달라는 게 KBO의 입장이다.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NC는 예치금 100억원을 날리게 된다. 창원시의 약속 불이행 때문에 야구발전을 위해 9구단 창단에 성의를 보인 엔씨소프트의 거액 예치금까지 몰수하는 모양새는 KBO도 바라지 않는 '그림'이다. KBO가 공문을 발송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창원시와 창원시의회가 최근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 때문이다. 창원시는 '신축구장 완공 시기는 KBO와 협의하면 더 늦출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당초 약속에 대한 변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다수의 창원시의원들은 신축구장 건립 문제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하며 1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마산구장을 그대로 사용하자거나 신축구장 건립 일정을 크게 늦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 입장에서는 지역에서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방관할 수는 없었다. "창원시가 약속을 어겨서 9구단이 삐걱거리면 힘겹게 터를 잡아놓은 10구단 창단 과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는 게 KBO 관계자의 설명이다. 창원시가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창원시는 지난해 9구단 승인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로 홍역을 치러왔다. 특히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신축구장이 '반대파'들의 주된 구실이었다. 그 때의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출범한 통합창원시는 현재 통합시청사 통합시 기념상징물 새 야구장 건립 등 3가지 주요사업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이 가운데 새 야구장 건립이 우선순위에서 서서히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창원시는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돼 출범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빅3' 사업을 지역별로 균등 분배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여기에 지역정서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지역 여론은 통합시청사가 우선인 분위기인데 이마저도 신축인지, 리모델링인지 가닥을 잡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시의회에서는 "창원시가 앞으로 추진할 대형 사업비만 해도 1조원이 넘는 만큼 2017년 이후 해양신도시가 완공되면 거기에 새 야구장을 지어 야구장을 통합창원시의 상징물로 만들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어 지역 갈등을 우려한 정치적 계산 때문에 통합시청사 건립 논의조차도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이같은 논란들이 '화장실 다녀와서 마음 바꾼 격'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KBO가 약속만 지켜달라고 '원칙론'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