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아홉수' 못 벗어나 아쉬운 그들

기사입력 2012-07-20 09:14


LG 용병 주키치가 19일 잠실 SK전에서 5회 한꺼번에 4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주키치는 지난달 30일 9승을 올린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아홉수(數)'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9, 19, 29와 같이 아홉이 든 수. 남자 나이에 이 수가 들면 결혼이나 이사 등을 꺼림'이라고 돼 있다. 우리나라 사회 정서상 좋지 않은 의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야구에서도 아홉수라는 말을 종종 쓴다. 각종 기록의 끝자리가 '9'에서 '0'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매우 힘들고 길어질 때 아홉수라는 말을 쓴다.

지난 19일 전반기가 끝난 가운데 지독한 '아홉수'에 고전하는 선수 몇 명이 눈에 띈다. 전반기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두산 니퍼트와 LG 주키치는 9승에 머무른지 20일이 넘었다. 6월30일 니퍼트는 잠실 롯데전에서 시즌 9승을 따낸 이후 3차례 등판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 7일 잠실 LG전서 7이닝 1실점, 13일 인천 SK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 18일 광주 KIA전에서는 2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6점을 내주는 국내 데뷔 이후 최악의 피칭으로 시즌 6패째를 안았다.

주키치도 6월30일 인천 SK전에서 9승을 올린 뒤 4경기에 등판해 승리를 보태지 못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니퍼트와 맞대결을 벌여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으나, 불펜진이 승리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13일 잠실 넥센전서는 2⅔이닝 5실점, 19일 잠실 SK전서는 4⅓이닝 4실점의 부진을 보이며 패전을 안았다. 지난 17일 잠실 SK전서는 구원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고 첫 홀드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선발투수로는 7월 들어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두 투수가 주춤하는 사이 다승 경쟁은 삼성 장원삼의 독주 체제로 바뀌었다. 장원삼은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연속으로 승리를 따내는 기염을 토하며 11승으로 다승 선두로 나섰다. 장원삼의 경우 삼성 불펜진이 워낙 탄탄하고, 타선도 적절한 수준에서 득점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니퍼트나 주키치로서는 부러운 경쟁자가 아닐 수 없다. 또 넥센 나이트와 삼성 탈보트도 7월 들어 승리를 거듭하며 9승을 올리는 등 아홉수에 제대로 걸린 두 잠실 '용병'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넥센 강정호도 아홉수에 고전하고 있다. 5월13일 이후 홈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정호는 지난 6월16일 목동 롯데전에서 시즌 19호 홈런을 터뜨린 뒤 한달 넘게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6월23일부터 7월2일까지는 종아리에 봉와직염이 생겨 치료를 하느라 출전할 수가 없었다. 지난 3일 복귀후에는 꾸준히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을 3할4푼7리까지 끌어올렸으나, 좀처럼 장타 감각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아직 홈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SK 최 정(18홈런)과 삼성 박석민(17홈런)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전을 펼치고 있어 후반기에는 더욱 치열한 다툼을 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는 강정호에 대해 "부상 공백이 있어 홈런만 나오지 않을 뿐 타격 페이스는 오히려 좋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한일 통산 500홈런에 1개를 남겨놓고 있는 삼성 이승엽의 경우 지난 6월14일 대구 한화전에서 시즌 14호 홈런을 쏘아올린 이후 19일 한화전까지 22경기에서 2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15일 대구 KIA전에서 시즌 16호, 즉 한일통산 499홈런을 기록할 때까지 홈런 2개를 치는데 한 달의 기간이 소요됐다는 뜻이다. 500홈런은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지만, 하루빨리 기록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승엽이나 삼성에게도 여러가지로 도움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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