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웠던 올스타전,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

기사입력 2012-07-22 11:42


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21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된 황재균이 부상으로 받은 차량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21/

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 보이콧 파동 등을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별들의 잔치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0도를 넘는 찜통 더위 속에서 선수들도, 팬들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더 즐거운 프로야구 최고의 축제가 되기 위한 과제도 분명히 남겼다.

더욱 치열한 경기를 만들자.

5대2. 이스턴리그의 역전승. 점수도, 과정도 정규리그를 방불케 할 만큼 치열했다. 웨스턴리그가 강정호의 홈런포 등으로 2점을 선취하자 이스턴리그가 곧바로 동점을 따라갔고 4회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된 롯데 황재균의 결승타에 힘입어 이스턴리그가 역전을 성공시켰다. 6회 터진 롯데 전준우의 쐐기 홈런은 팬들의 무더위를 확실하게 날려줬다.

하지만 승부가 갈린 경기 후반부를 포함해 전체적인 경기의 짜임새는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스윙은 경기 상황에 맞지 않게 매우 컸다. 축제인 만큼 장타를 노리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점수차가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조금 더 세밀한 야구를 펼쳤다면 더욱 흥미로운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얼마 전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관전하고 온 양준혁 SBS 해설위원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인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가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로 전력질주 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물론, 선수들 탓 만을 할 수는 없다. 승부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처럼 승리팀이 포함된 팀에 포스트시즌 어드벤테이지를 준다던가, 현실적으로 그 방안이 힘들면 승리 수당이라도 높여 승리 의지를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올스타전에 참가한 한 선수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직접 말한 것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가 없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올스타전은 축제다. 그리고 그 축제의 주인공은 바로 시즌 동안 선수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이다. 이런 축제에서는 그 누구보다 팬들이 대우를 받고 즐거워야 한다.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이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무더운 날씨 속에 팬들이 선수들과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은 딱 30분. 그라운드에서 열린 팬사인회에서였다. 그것도 그라운드 출입이 허용된 일부 팬들에게만 그 기회가 주어졌다. 직접 선수들에게 사인도 받고, 사진 촬영을 하면서 추억을 남기고 싶은 팬들에게는 매우 짧은 시간.


여기에 KBO는 이번 올스타전에 야심차게 새로운 이벤트를 마련했다. 바로 번트왕 대회였다. 각 팀의 대표 선수들이 번트를 대 정해전 점수가 배정돼있는 것으로 공을 굴려 승자를 가리는 경기. 문제는 팬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이벤트였다는 점이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어느 선수가 1등을 했느냐"며 관심을 끌어모았지만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들을 모아놓고 펼치는 경기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차라리 팬들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작은 이벤트가 하나 더 열렸다면 어땠을까. 프로축구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 프로축구 올스타전에는 선수, 팬, 프런트가 한 팀이 돼 릴레이 경기를 펼쳐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부상 위험을 줄이며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사소한 이벤트들로도 팬들은 크게 만족할 수 있다.

팬투표 방법 개선도 궁극적으로 필요하다.

이날 대전구장에는 8개구단의 다양한 팬들이 몰려들었다. 각자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힘들게 입장권을 구했고 먼 길을 달려왔다.

하지만 두산, SK, 삼성의 팬들은 조금은 아쉬움을 남겼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베스트10을 휩쓴 롯데 선수들에 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시간이 적었기 때문. 두산 김현수, SK 최 정 김강민, 삼성 진갑용 등이 경기 후반에야 경기에 출전했다.

물론, 이스턴리그를 이끈 삼성 류중일 감독의 팀 운용은 옳았다. 기본적으로 베스트10에 선정된 선수들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정당하다. 류 감독은 안타를 치는 등 활약을 이어간 롯데 선수들을 끝까지 그라운드 위에 남겨뒀다. MVP 후보로 황재균이 유력했기 때문에 3루수인 최 정을 2루수로 출전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시즌 팬투표 논란에 대한 얘기는 일단 접어두자. 결국 롯데팬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베스트10 석권을 만들어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다른 팀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KBO는 팬투표 방법 개선에 대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물론, 일부러 인기구단인 롯데가 손해를 감수해야 할 제도로의 변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투표 방법을 개선한다 해도 롯데 선수들이 베스트10을 석권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다. 모든 팬들이 그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합리적인 투표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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