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률 5할'팀의 4강 탈락 시나리오 또 나올까?
|
8개구단 체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91년 이후 99년과 2000년을 제외한 19시즌은 단일리그로 치러져 상위 4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처럼 8개 팀이 한 리그 안에서 같은 경기수를 치러 순위를 가리는 방식에서는 '승률 5할'은 상위권의 최소기준점이 된다. 한 시즌 동안 절반 이상의 승리를 따냈다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즌에서는 '승률 5할' 이상을 거두면 대부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세 차례나 '승률 5할' 팀이 가을잔치에서 밀려났다. 2002년 두산은 66승65패2무로 승률 5할에서 +1승을 했지만, 5위에 머물렀다. 두산은 2006년에도 63승60패3무로 승률 5할1푼2리를 기록했으나 4위 KIA(64승59패3무)에 딱 1경기차로 뒤져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2008년에는 한화(64승62패)가 역시 1경기 차이로 4위 삼성(65승61패)에 밀려났다.
이렇듯 승률 5할 이상의 선전을 하고서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 있는가하면 그 반대의 경우, 즉 승률 5할 미만을 하고도 가을잔치에 나간 팀도 2번 있었다. 엄청난 중위권 혼전이 펼쳐졌던 지난 98년의 OB(두산 전신)는 61승62패3무로 승률 4할9푼6리를 기록하고서도 4위를 차지했다. 11년 뒤인 2009년에는 롯데가 역시 승률 4할9푼6리(66승67패)로 가을잔치 막차에 올랐다.
|
'승률 5할'의 4강탈락 이유는
8개 구단 단일리그에서 승률 5할을 거두고서 4위안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그만큼 중위권의 각축이 치열했다는 뜻이다. 2000년대 들어 나왔던 세 차례의 '승률 5할팀 4강 탈락' 케이스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2002년과 2006년의 두산, 그리고 2008년의 한화는 공통적으로 4위팀과 딱 1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숭차 1경기' 정도는 사실상 두 팀의 전력이 엇비슷하다는 뜻이다. 결국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펼쳐진 4위 싸움에서 당시의 두산이나 한화가 조금 더 운이 없었을 뿐이다.
'승률 5할 탈락'의 또 다른 의미는 리그 안에 상대적으로 전력차가 크게 나는 팀이 있었다는 뜻이다. 8개팀 가운데 5개 팀이 한 시즌 총 경기수의 절반 이상을 이겼다는 것은 하위권에 '승수공급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93년과 95년, 2002년, 2006년, 2008년의 리그 성적을 보면 일정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하위 2개팀의 승률이 모두 3할대(93년, 2008년)이거나 4할 극초반-3할대의 구성(95년, 2006년)에 그친 것이다.
2002년에는 이 패턴은 아니었다. 그러나 8위 롯데가 8개구단 단일리그 체제 아래에서 최저승률인 2할6푼5리(35승97패1무)를 기록하며 다른 팀에 '승수 공급책' 역할을 했던 암흑기였다. 그러다보니 롯데를 상대로 많은 승리를 거둔 다른 팀들이 '승률 인플레이션'현상을 경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패턴을 올해에도 적용시켜보면 어떨까. 아직 40% 이상의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어느 정도 보인다. 일단 8위 한화가 승률 3할대(0.364, 28승49패2무)인데다 7위 LG가 4할대 중반(4할4푼7리, 34승42패2무)에 있다. 아직은 LG나 한화에도 상승의 기회가 있긴 하다. 특히 LG는 다시 승률 5할에 복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두 팀이 전반기 막판의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자칫 '승수 공급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렇게되면 중위권의 순위경쟁은 지금보다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게 '승률 5할'을 하고도 4강에 탈락하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어쩌면 역대 처음으로 '승률 5할 탈락팀'이 2개나 나올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