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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외감 그 자체였다.
환갑 넘은 나이에 그처럼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공을 던졌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지난 2008년 은퇴선수 리그에서 시속 141㎞를 던졌다는 얘기가 있긴 했다. 그런데 지금 현 시점에서 한국 야구팬들의 눈 앞에서 단순히 '노익장'이 아닌, 오랜 노력의 결과물이 어떤 것인지를 증명했다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클리닝타임때 실시된 '스피드킹' 이벤트에까지 참가, 시속 124㎞를 기록했다. 시종일관 여유가 있었고, 생각보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자 땅을 내리치며 좌절하는 듯한 모습으로 유머 감각도 내비쳤다. 실점과 성적을 떠나, 무엇보다도 무라타는 지금 현재 마운드에서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이날 삼성 김한수 코치도 한화 한대화 감독과 함께 3루수 레전드로 출전했다. 김 코치는 "그 분이 경기에서 던진 것도 던진 것이지만 우리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놀랐다. 그 연세 많으신 분이 1이닝을 던지기 위해서 경기전에 덕아웃 근처에서 롱팩을 하는 걸 봤다. 우리쪽에서 '우와~, 저 선수 봐라' 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물론 실전에 들어가니 공이 그렇게 위력적이진 않았지만,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열정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무라타는 일본프로야구에서 22시즌 동안 604경기에서 3331⅓이닝을 던져 215승 177패 33세이브를 쌓아올린 레전드 투수다. 국적을 떠나 레전드 매치의 가치란 게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 "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고 했던 톰 글래빈의 명언을, 무라타 쵸지의 역투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승부를 떠나 우리 프로야구의 현역 감독들이 직접 플레이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감독들은, 그동안 표현은 안 했지만 레전드 매치를 앞두고 꽤 신경써왔음을 플레이를 통해 내보였다. 기요하라, 사사키 등 최근 20년간 국내 야구팬들에게 익숙해진 일본 레전드 스타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경기력 자체는 사회인야구 1부리그 보다도 떨어졌을 지 모른다. 하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어 즐거운 레전드 매치였다. 향후 2년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릴 계획이라고 하니 꾸준한 이벤트가 되기를 바란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