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후반기 반격의 선봉장은? '4번타자' 정성훈

기사입력 2012-07-24 09:54



"4번타자는 팀의 얼굴인데…."

지난 한 달여의 시간은 LG에겐 잊고 싶은 시간이었다. 6연패 뒤 2연승, 하지만 또다시 7연패. SK와의 마지막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두긴 했지만, 18경기에서 4승14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끝에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다. 앞서 10번이나 5할 본능을 보여줬지만, 한순간에 무너진 뒤 '-8'까지 떨어졌다.

귀신에 홀린 듯 연패에 빠졌던 LG. 첫번째 연패 때 봉중근의 공백이 뼈아팠다면, 두번째 연패 때는 4번타자 정성훈의 공백이 컸다. 정성훈은 지난 8일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전반기 LG의 히트작, 신개념 4번타자 정성훈

정성훈은 올시즌 LG의 '히트 상품' 중 하나였다. 좌타자 일색의 라인업에서 오른손타자로 중심을 잡겠다던 김기태 감독의 회심의 카드가 바로 정성훈이었다. 어느 타순에 갖다 놔도 기본 이상은 해주는 정성훈이 자리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정성훈은 개막 후 맹타를 휘두르며 '신개념 4번타자'란 별칭을 얻었다. 거포가 아님에도 뛰어난 클러치 능력을 바탕으로 해결사의 면모를 보인 것이다. 4월 한 달 간 타율 3할1푼에 7홈런 1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월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5월 들어 감기몸살과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겹치며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정성훈은 중심이동 타법을 쓰는 탓에 타이밍이 안 맞기 시작하면, 남들보다 슬럼프가 오래 가는 유형의 타자다. 한 달 여의 부진 끝에 6월부터는 다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6월 기록은 타율 3할5푼9리 3홈런 12타점. 연패에 빠진 뒤에도 4번타자로서 타선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하지만 고질이던 허리 통증이 도졌다. 정성훈은 경기 전 덕아웃 펜스를 이용해 스트레칭을 자주 했다. 덕아웃에서 하는 장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허리 통증 탓에 한 행동들이다. 계쏙해서 통증을 참고 뛰고 있었지만, 수비 도중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LG는 4번타자 없이 전반기 마지막을 버텨내야 했다.


29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LG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LG 정성훈이 시합 전 덕아웃 펜스를 이용해 몸을 풀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6.29.

임시 4번타자 박용택-최동수 카드의 실패

정성훈이 빠진 뒤 4번타자는 박용택과 최동수가 번갈아 맡았다. 왼손타자인 박용택은 4번타자 경험도 있었고, 정확도 높은 타격을 자랑했기에 오른손투수가 나올 때 주로 4번타자로 섰다. 정성훈과 같은 우타자인 최동수는 최고령 타자의 노련미로 찬스 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둘이 나선 7경기에서 만든 4번타자의 타점은 단 2타점에 불과했다. 그것도 전반기 마지막이었던 18일 잠실 SK전에서야 나왔다. 나머지 6경기에선 타점이 나오지 않았다. 박용택은 13타수 4안타 2타점, 최동수는 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박용택과 최동수가 4번타자로 나서면서 타순 연쇄이동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올시즌 날렵한 몸으로 돌아가 빠른 발까지 과시하고 있는 박용택은 톱타자 또는 테이블세터로 나섰을 때 더 좋은 활약을 보였다. 올시즌 톱타자로 타율 3할8리(120타수 37안타), 2번타자로 타율 3할5푼9리(64타수 23안타)를 기록했다. 반면 3번(2할6푼5리)이나 4번(2할3푼5리) 자리에서는 부진했다. 출루율이 좋고, 단독 도루 능력이 있기에 앞에서 찬스를 직접 만드는 편이 더 낫다.

정성훈이 자리를 비운 기간 대신 1번타자로 나선 이대형은 타율 1할6푼7리(24타수 4안타), '작은' 이병규는 타율 2할8푼6리(7타수 2안타)에 그쳤다. 이보다는 컨택트 능력이 좋아 안타가 많은 이병규가 2번타자로, 박용택이 톱타자로 나서는 게 LG에 가장 좋은 그림일 수 있다.

정성훈 복귀?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정성훈은 지난 주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부상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2경기서 7타수 1안타. 직접 중계를 지켜 본 김기태 감독은 "타격하는 모습을 보니 아직 통증이 남아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100% 스윙이 안되더라"며 "당장 부를 수도 있지만, 일단 2군에서 몸상태를 더 끌어올린 뒤 1군으로 올리겠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섣불리 1군으로 불렀다가 허리 상태가 더 악화되면 시즌 막판까지 고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4번타자는 팀의 얼굴이다. 성훈이가 그동안 4번 역할을 잘 해줬는데 공백이 아쉬운 건 당연하다. 하지만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성훈의 공백이 길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주 내로도 상태만 좋아진다면 올라올 수도 있다.

후반기 첫 스타트를 4번타자 정성훈으로 끊고 싶었지만, 이는 무산됐다. 당분간은 임시 라인업이 잘 버텨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왼손투수 신재웅과 포수 유강남을 1군으로 불러올렸다. 지난 17일 2군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한 신재웅은 당분간 1군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한다. 현재 LG가 필승조까지 길게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기에 신재웅이 이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2년차 포수 유강남은 신인 조윤준에 비해 수비력이 좋다고 판단돼 김태군의 백업 역할을 맡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7일 대구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개막전이 열렸다. 4회초 1사 만루 엘지 정성훈이 2타점 안타를 친 후 김인호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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