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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 풀었을거야."
한 감독은 "아주 작정을 하고 치더구만"이라며 "결선에서는 당연히 많이 못 쳐. 아무래도 경기를 치른 뒤라 힘이 빠지거든"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걱정되는 부분이 하나 있다.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후반기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다는 속설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후반기 첫 경기에서 김태균은 4타수1안타의 '부진'을 보였다. 정말 그 속설이 맞을까. 역대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이병훈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자칫 후반기 타격 밸런스가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있다. 옆에 있던 한 감독은 "(김)태균이는 좀 더 지켜봐야지"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홈런레이스에 참가한 선수 모두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당연히 스윙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타구를 좀 더 멀리 날리기 위해 배팅 포인트를 평소보다 좀 더 앞에 두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기존의 폼에서 변형된 큰 스윙이 나온다.
타자들은 경기 전 항상 수백번의 연습스윙을 통해 자신의 폼을 좀 더 정확하게 가다듬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홈런레이스는 자칫 매일 갈고 닦은 자신의 스윙 폼이 한방에 무너질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후반기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변수들도 많다. 일단 무덥다. 당연히 체력이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변수가 된다. 따라서 홈런레이스가 타격 밸런스를 흐트러뜨릴 가능성은 가지고 있지만, 후반기 성적과 절대적인 연관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최근 5년간 홈런왕은 어땠나
그래서 살펴봤다. 최근 5년간 올스타 홈런레이스 우승자들은 전반기와 후반기의 성적을 비교해 봤다.
후반기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선수가 있었다. 지난해 우승자 박정권(SK)이었다. 그는 전반기 74경기에서 2할7푼, 9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홈런왕을 차지한 뒤 후반기 48경기에서 2할2푼1리, 4홈런, 19타점을 올렸다. 경기수 대비 홈런수는 그렇게 줄지 않았지만, 타율은 많은 떨어졌다. 타격 밸런스가 극심하게 흔들린 케이스. 게다가 박정권은 시즌 초반보다 후반기에 힘을 내는 스타일.
2008년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던 박재홍의 경우에도 후반기에 페이스가 약간 떨어진 예. 전반기 3할2푼5리, 14홈런, 55타점(78경기), 후반기 3할, 5홈런, 17타점(34경기)
하지만 2009년 홈런왕 이대호나 2010년 김현수는 오히려 후반기에 성적이 더 좋았다. 이대호는 전반기 91경기 동안 2할9푼5리, 18홈런, 75타점을 올렸다. 후반기 42경기 동안 2할8푼8리, 10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경기수를 대비하면 타율과 타점은 약간 떨어졌지만, 홈런수는 더 많았다.
김현수는 전반기 3할1리, 16홈런, 63타점을 기록했다. 후반기 3할5푼5리, 8홈런, 26타점으로 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당시 왼손타자 김현수는 홈런레이스에서 대구 구장 우측 담장을 집중적으로 넘겼다. 힘보다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낸 홈런. 때문에 스윙이 커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다.
김태균은 어떻게 될까
확실히 최근 5년간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우승자들의 전, 후반기 성적을 비교하면 2010년 김현수를 제외하면 모두 타율이 떨어졌다.
김태균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 1안타에 그쳤다. 삼진을 두 차례나 당했고, 4회에는 1사 1루의 찬스에서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확실히 전반기의 김태균의 타격과 비교하면 다소 무력한 모습.
물론 7회 최대성이 잘 던진 몸쪽 꽉 찬 150㎞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중전안타를 만들기도 했다.
김태균도 홈런왕에 오른 뒤 후반기에 부진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2007년 김태균은 전반기 3할1푼1리, 17홈런, 64타점(77경기)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2할5푼, 4홈런, 21타점(41경기)에 그쳤다.
김태균은 올 시즌 전반기 좋은 성적을 올렸다. 3할9푼8리, 12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철저한 팀배팅으로 4할에 근접한 타율을 만들었다. 2007년 김태균과 지금의 김태균은 다르다. 일본 진출 이후 경험이 더 쌓였고, 정신적으로도 더 강해졌다. 특히 부진에서 탈출할 노하우가 더 많이 쌓인 상태. 게다가 전반기 김태균의 타격 페이스는 완전치 않았다. 더욱 타격 컨디션이 상승할 폭이 남아있다.
여러가지 변수까지 있다.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올스타전 홈런왕 최근 5년간 전, 후반기 성적비교
시즌=홈런왕=전반기(경기수)=후반기(경기수)
2007년=김태균=3할1푼1리, 17홈런, 64타점(77)=2할5푼, 4홈런, 21타점(41)
2008년=박재홍=3할2푼5리, 14홈런, 55타점(78)=3할, 5홈런, 17타점(34)
2009년=이대호=2할9푼5리, 18홈런, 75타점(91)=2할8푼8리, 10홈런, 25타점(42)
2010년=김현수=3할1리, 16홈런, 63타점(89)=3할5푼5리, 8홈런, 26타점(43)
2011=박정권=2할7푼, 9홈런, 34타점(74)=2할2푼1리, 4홈런, 19타점(48)
2012=김태균=3할1푼1리, 17홈런, 64타점(77)=2할5푼, 4홈런, 21타점(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