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희성, 독립구단의 가능성 '희망을 쏘다'

기사입력 2012-07-25 21:01



독립구단 출신 첫 프로선수, 이희성이 1군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LG 왼손투수 이희성이 2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희성은 국내 첫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에서 프로에 진출한 첫번째 선수다. 이희성은 지난 6일 LG 입단이 발표됐고, 10일 2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당초 LG와 신고선수로 계약했지만, 2주 만에 정식선수 신분으로 당당히 1군에 올라왔다.

프로 데뷔는 생각보다 빨리왔다. 이날 열린 잠실 두산전에서 3-7로 뒤진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이희성은 선두타자 최주환을 초구에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오재원에게 투수 강습 타구를 허용했지만, 발등을 맞고 튄 공이 3루수 김태완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김현수는 2구 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희성은 두산의 1,2,3번 좌타자 3인방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8회엔 김동주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기록은 2이닝 1피안타 1삼진 무실점. 향후 이희성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직구 최고구속은 137㎞에 머물렀지만, 바깥쪽으로 제구가 잘 됐고, 볼끝에 위력이 있었다.

이희성은 독립구단을 거치긴 했지만, 이미 한차례 프로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대구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0순위로 넥센에 지명됐다.

이희성은 성균관대 재학 시절 4년간 62경기에 등판해 18승5패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투수였다. 세계대학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도 나섰다. 하지만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지난해 말 방출됐다.

절망의 끝에서 마지막으로 잡은 기회는 국내 첫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였다. 이희성은 고양 원더스에 입단한 뒤 퓨처스리그(2군) 교류경기 17경기에 나서 3승 2세이브 1홀드에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빼어난 구위와 눈에 띄게 발전한 모습이 기존 구단들의 이목을 끌었다. 결국 발빠르게 움직인 LG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이희성은 "이렇게 빨리 1군에 올 수 있을 줄 몰랐다. 기분은 좋은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수줍게 웃었다. 역시 가장 많이 축하를 해준 건 고양 원더스 동료들이었다. 이희성은 "고양 원더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잊을 수 없다. 김성근 감독님은 'LG 가서도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희성은 "아직 LG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 훈련을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며 "프로에 돌아와서 너무 좋다. 넥센에 입단했을 때와는 '새로 도전한다'는 기분이 드는 게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꿈에 그리던 1군 무대, 아직은 얼떨떨한 모양이었다. 이희성은 "1군 경험은 없지만, 야구는 어디서 하든 다 똑같은 것 같다"며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이 유니폼을 오래 입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20일 마산 NC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희성에게 기회를 줬다. 향후에도 불펜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비록 독립구단을 거치긴 했지만, 이희성은 한 번 실패한 이도 재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줄 것 같다. '야구사관학교'를 표방하는 고양 원더스에서 또다른 작품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5일 LG 1군 선수단에 합류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이희성. 사진제공=LG트윈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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