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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들에게도 '희망'이란게 좀 있어야지. 결국은 그래야 팀도 발전하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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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IA에서는 처음 1군에 올라와 주목을 받은 선수가 다른 팀에 비해 꽤 많다. 올시즌 개막전부터 1군 엔트리에 포함됐던 이준호는 이종범의 은퇴와 김상현의 손바닥 부상, 그리고 신종길의 부진을 틈타 한 동안 주전 우익수로 나서기도 했다. 지금은 다시 백업 우익수로 돌아왔지만, 팀의 주요한 외야자원으로는 확실히 자리잡았다.
25일 광주 넥센전을 앞두고 1군에 처음 등록된 신창호도 상당히 파란만장한 사연을 지닌 인물이다. '눈물젖은 빵'을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먹었다. 경동고를 졸업하고 2006년 프로에 입문할 때만 해도 그의 미래는 화창했다. 신창호는 LG에 2차 1지명(전체 3순위)으로 1억5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화려하게 입단했다. 그러나 이후 1군에서 고작 2경기만 한 뒤 2008년 방출됐다. 이후 군복무를 거쳐 일본 간사이 독립리그에서 뛰다가 작년말에 KIA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2군에서는 14경기에 나와 25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51에 2승 1세이브1홀드를 올렸다.
선 감독은 이날 신창호를 1군에 올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고선수를 포함해)2군 선수들이 꿈과 희망을 품어야 한다. 열심히 잘 하면 꼭 1군에 올라올 수 있다는 꿈을 가져야 더 집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그래야 팀도 강해진다". 선 감독의 리빌딩 철학이다.
태양은 음지에도 비춰야 한다
지난 24일, 후반기가 처음 시작되는 날이었다. 선 감독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직접 운전을 해 2군 경기가 열리는 함평야구장을 방문했다. 선 감독이 올해 2군 경기장이 있는 함평에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군 선수들을 직접 만나 격려를 하고, 더욱 분발해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선 감독이 2군에 전한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회는 열심히 하는 사람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사람에게 공평히 줄 것이다. 나는 과거(명성)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현재 상태와 미래에 대한 가능성만 평가하겠다".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이렇듯 선 감독이 직접 2군 선수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한 것은 팀을 근본 체질부터 변화시키려는 의지 때문이다. 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발전해야 장기적으로 팀이 강해진다. 특히 2군의 훈련 시스템이 잘 갖춰져서 좋은 선수를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이 강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시스템이 좋아서다"라며 자신의 부임기간에 KIA도 확실한 2군 '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선 감독의 생각은 전반기 내내 신고선수를 비롯해 예상 외의 인물들을 중용하며 더욱 두드러졌다. 신인 박지훈이나 홍성민 윤완주 이준호 등은 처음 기용 당시에는 효용성을 의심받았으나 이제는 팀의 주요 전력으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선 감독은 기존 선수들에게는 긴장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진들에게는 희망의 증거를 제시했다. 더불어 구단에도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팀이 강해진다"는 뜻을 전달했다.
결국 선 감독의 함평행은 이러한 '2군 부흥'의 신념이 확연히 드러난 일이었다. 'SUN'이 1군에만 비치는 것이 아니라 음지에 있는 2군에도 나타난다는 사실은 2군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