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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새 얼굴'이 보인다. 2012년 두산 화수분 야구의 중심엔 7년차 내야수 최주환(24)이 있다.
김진욱 감독이 본 최주환, 기본도 없던 평범한 신인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6신인드래프트서 2차 6라운드 전체 46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최주환은 입단 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08년 16경기서 15타수 4안타로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한 게 그나마 보이는 기록. 군입대를 결정한 2009년까지 고작 32경기에 나섰을 뿐이었다.
김 감독은 최주환의 입단 초기 모습을 떠올리며 "2루수인데 기본적인 병살 플레이 하나 제대로 못했다. 유격수와 스텝을 못 맞춰 2루 커버를 들어가는 것도 엉키는 일이 많았다. 포구하기도 전에 2루에 들어간다던가 타이밍이 너무 늦는다던가 하는 일이 많았다"며 웃었다. 김 감독의 말대로라면, 내야수의 기본 조차 안 돼 있던 것이다.
하지만 최주환은 올시즌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는 낮게 뜬 타구를 원바운드 캐치해 타자와 주자를 모두 잡아내는 '센스 넘치는' 수비까지 선보였다.
김 감독은 "훈련 땐 같은 동작을 계속 실패하더라. 코치들에게 욕 많이 먹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실전에서 해내지 않나. 숙제를 주면, 이 악물고 무조건 해내는 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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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은 준비된 작품이다. 누가 만들었다기 보다는, 본인 스스로 절박한 마음에 기회를 찾아 나선 케이스다. 최주환은 지난 2009년 말 선택의 기로에 섰다. 입단 후 4년 간 보여준 게 없었다. 자신은 있었지만, 자신이 서있을 곳이라 생각했던 1군 무대의 벽은 높기만 했다. 결국 선택한 건 군입대였다.
최주환은 "모든 선수에게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어떤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 군입대도 있고, 가정 환경의 변화도 있고. 다들 전환점이 될 만한 무언가가 있더라"며 "나에겐 상무가 그 계기가 됐다"고 했다.
최주환은 입대 후 김정택 전 상무 감독에게 들은 한 마디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수비를 왜이리 급하게 하냐, 여유 있게 받아놓고 잡아도 넌 할 수 있다."
깨달음은 곧바로 노력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잠자고 있던 근성을 발휘할 순간이 왔다. 두산 2군에 있을 땐 다른 선수들도 많아 기회가 적었다면, 상무는 달랐다. 그는 아예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를 자청했고, 매일 수비훈련에 매달렸다. 밤에도 자기 전에 혼자 긴박한 상황의 병살 플레이를 떠올리며 몸을 움직였다. 이미지 트레이닝이 몸에 밸 정도였다.
상무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인 최주환은 2010년 대륙간컵, 2011년 야구월드컵 땐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비록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주를 이루는 '1.5군' 성격의 팀이지만, 최주환에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상무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그는 "프로 오기 전엔 방망이만 잘 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김 감독이 말했듯 본인 스스로도 수비와 주루가 엉망이었다고 느낀 것이다. 최주환은 풋워크에 좋다는 줄넘기를 끝없이 했다. 또한 계속된 러닝으로 고등학교 때 100m 기록(14초3)을 2초 가까이 단축시켰다. 지금은 100m를 12초6에 주파하는 준수한 스피드를 보이고 있다.
최주환은 "지금도 상무에 갔다 와서 좋아졌다, 상무 잘 갔다 왔다는 소리를 들을 때가 기분이 제일 좋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철이 들거나, 삐뚤어지거나. 적지 않은 나이에 선택을 잘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단 상무 입대 만이 최주환을 바꿔 놓은 건 아니다.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2012년의 1군 선수 최주환은 없었을 것이다. "이젠 기회가 늘어나니까 자신감도 붙고, 여유도 생긴 것 같다"는 최주환, 그의 프로 생활은 이제 시작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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