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에 빠진 KIA 윤석민, 올해 10승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2-07-29 11:27


프로야구 KIA와 한화의 경기가 28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윤석민이 6회초 2사 김경언에게 장성호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28/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인 KIA 윤석민. 한때 그에게는 '올 시즌 과연 20승 가능할까?'라는 물음이 따라붙은 적이 있었다.

딱 지난해 이맘때의 윤석민이 그랬다. 전반기 내에 가볍게 두 자리 승수를 챙기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던 윤석민은 후반기에서도 승수 쌓기를 멈추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지난 99년 이후 명맥이 끊긴 '토종 20승 투수'가 탄생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올해 윤석민에게는 '20승 가능할까?'라는 물음이 아니라 '10승은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따라붙는다. 최근의 분위기라면 자칫 올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


프로야구 KIA와 한화의 경기가 28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선발 등판한 윤석민이 찜통 더위에 땀을 닦아내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28/
윤석민, 의욕과잉이 부른 고난?

지난해의 윤석민은 리그 최강의 투수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2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45에 17승5패 1세이브 178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초반 18경기에서 무려 13승을 거두며 '20승'에 가장 근접한 투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결국 윤석민은 시즌 후 투수 4개부문(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1위를 차지했고, 리그 MVP가 됐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이 영광이 올 시즌의 데미지로 나타나는 듯 하다. 2005년 데뷔 후 최다이닝(172⅓이닝)을 소화하느라 지쳤지만, 시즌 종료 직후 각종 행사에 수상자로 불려다니느라 충분히 쉬지 못했다. 그래서 KIA 선동열 감독도 1월 중순 시작된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윤석민의 투구연습 시기를 최대한 늦췄다. 2월 초가 돼서야 공을 던졌다.

당시 상태는 꽤 괜찮았다. 선 감독이 "벌써부터 너무 세게 던지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할 정도였다. 윤석민은 이에 대해 "전혀 문제 없습니다. 원래 캠프 초반부터 공을 세게 던진 뒤에 차츰 제구력을 가다듬는 스타일이었어요"라고 대답했다. 선 감독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놓긴 했지만, "참 특이한 스타일이긴 하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어쩌면 이 때의 윤석민은 어느 정도 '의욕과잉'의 상태에 빠져있었을 지도 모른다. 전년도 투수 4관왕이자 MVP로서 새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의지와 특히 자신이 '우상'으로 여겼던 선 감독이 보는 앞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가 윤석민으로 하여금 페이스를 너무 빠르게 끌어올리게 했을 수도 있다.


올 시즌에 나타나는 윤석민의 기록과 성적이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 윤석민은 29일 현재 17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36에 5승5패, 69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경기수에서 윤석민은 평균자책점 2.62에 11승2패, 109삼진을 올렸다. 게다가 올해 91이닝을 소화한데 반해 지난해에는 106⅔이닝을 던졌다. 전반적인 성적이나 스태미너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탈삼진의 급격한 감소가 예사롭지 않다. 이는 투구 패턴과도 관계가 있는데, 윤석민은 올해 전반적인 구속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 직구 최고구속이 150㎞가 안나오는 경기가 대부분이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 없으니 맞혀잡는 패턴으로 바꿨고, 그러면서 경기당 삼진이 급감한 셈이다. 이런 결과로 미뤄볼 때 캠프 때부터의 의욕과잉이 올 시즌 고전의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평정심의 회복이 10승의 열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윤석민은 좋은 공으로 타자를 요리할 줄 아는 투수다. 지난해에 비해 성적이 감소했을 뿐 여전히 다른 팀에게는 경계와 공포의 대상이다. 올 시즌 불운으로 승리를 놓친 경기도 꽤 있다.

어쨌든 지난해 리그 최강의 투수가 다음 시즌 특별한 부상이 아님에도 '10승 달성'에 실패한다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남은 경기에 윤석민이 과연 5승 이상을 거둘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즌 팀 잔여경기로 환산해볼 때 윤석민은 10차례 정도 등판이 가능하다. 시즌 막판 팀 상황이나 일정에 의해 1~2경기 정도 더 나가거나 덜 나갈 수도 있는데 어쨌든 관건은 5승을 더 할 수 있느냐다. 전반기에 낸 성적을 보면 '할 수 있다'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전반기에 윤석민은 승률 5할은 지켜냈다.

등판했던 경기에서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노디시젼 게임' 7번을 제외한 10번의 등판에서 5차례 승리를 챙겼다는 뜻이다. 적어도 5할 승률을 지켜냈다는 것은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도 5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전반기에는 운도 나빴다. 두 차례의 8이닝 호투(4월 11일 광주 삼성전 8이닝 무실점, 5월 5일 광주 넥센전 8이닝 비자책 1실점)가 모두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고, 두 번의 6이닝 퀄리티스타트(5월 23일 광주 한화전 6이닝 1실점, 7월 28일 광주 한화전 6이닝 3실점)에서는 1패만 기록했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팀 타선의 영향이 윤석민의 승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때문에 김상현과 최희섭 등이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후반기라면 윤석민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관건은 윤석민이 얼마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선발투수는 외롭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자리다. 불과 1년만에 '20승 달성'에서 '10승 달성'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로 바뀐 상황이 윤석민에게는 커다란 심리적 압박감을 전해줄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마운드에서 더 오버페이스를 할 경우에는 부상의 위험도 있다.

구위가 떨어졌다고는 해도 윤석민은 여전히 함부로 공략하기 힘든 구위를 지닌 '에이스'다. 올해 2번의 완투(완봉 1회)승이 이를 증명한다. 윤석민이 10승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확신과 '평정심의 유지'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따라서 윤석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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