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에서 선수들은 어떻게 더위와 싸우나

최종수정 2012-07-30 08:28

시리즈 스윕을 노리는 두산과 연패에서 탈출 하려는 롯데가 29일 잠실 야구장에서 만났다. 두산 최재훈이 찜통 더위를 피하기 위해 '양머리'를 하고 덕아웃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29일 KIA-한화전이 벌어진 광주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 두산-롯데전, 넥센-삼성전이 열린 서울이 33.2도, 대구 36.9도. 장맛비가 지나간 자리에 폭염이 몰아치고 있다. 주말에는 오후 5시 경기 시작에 앞서 오후 2시 이전, 주중의 경우 경기 시작 3시간 30분 전인 오후 3시쯤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가장 더운 시간에 땀을 흘려 훈련을 하고, 경기에 들어간다. 그라운드에서 올라오는 지열과, 관중석으로 사방이 막힌 야구장 구조로 인해 체감 온도는 섭씨 40도를 육박한다.

땀은 쏟아지고, 집중력은 떨어지고, 컨디션은 바닥을 때린다. 4강팀의 윤곽이 드러나는 7월 말-8월 초 혹서기. 체력인 한계에 도달하는 한여름, 선수들은 무더위와 한판 전쟁을 치러야 한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선수들은 어떻게 무더위와 맞서고 있을까.

쉬고 또 쉬어라

가장 흔한 무더위 극복법은 훈련시간을 줄이고, 휴식시간을 늘리는 것. 29일 광주원정 중이던 한화 선수단은 숙소에서 평소보다 10분 정도 늦게 출발을 했다. 섭씨 35도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휴식을 더 주기 위해 코칭스태프가 결정했다. 경기장 라커에는 에어컨이 가동하지만, 아무래도 원정팀 라커는 비좁아 선수단 전원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어렵다.

잠실 원정에 나선 롯데도 주말 경기 때는 오후 2시40분쯤 숙소를 나서는데, 이날은 오후 3시쯤 출발했다. 무더위와 원정에 지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선수들과 친밀하게 소통하는 양승호 감독이 선수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하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 타격훈련까지 생략했다.

무더위라면 빠지지 않는 곳이 대구. 분지에 자리잡고 있는 대구는 여름이면 섭씨 35도 이상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삼성에서 생활을 오래한 선수라면 왠지 무더위 극복 노하우를 체득하고 있을 것만 같다. 삼성은 최근 타격훈련 시간을 단축하는 등 훈련 시간을 30분 정도 줄였다. 체력적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27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2회 김태균이 중견수 플라이볼로 아웃되고 덕아웃에서 얼음 찜질을 하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히 조치였다.

코칭스태프는 경기 때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훈련 때 강한 햇살 아래 머무는 시간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김기태 LG 감독은 자율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몸 상태에 맞게 적절하게 훈련을 하고 라커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또 타격훈련 때 선수들이 베팅케이지 뒤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서성거리는 대신 덕아웃이나 라커에서 쉬면서 경기를 준비하라는 얘기다.

KIA도 그라운드 근처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실내에서 쉬게 하고 있다.


출퇴근 대신 호텔생활

보통 넥센 선수들은 서울이나 인천 원정경기 때면 개별적으로 이동을 하거나 선수단 버스로 서울과 인천을 오간다. 경기장으로 출퇴근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동에 크게 부담스러운 거리가 아니기에 가능하다. 시즌 중에 가족과 생활하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 선호를 한다.

하지만 이번 주중 인천 SK 원정경기에 나서는 히어로즈 선수단은 출퇴근 대신 호텔 생활을 한다. 아무래도 한여름 서울과 인천을 오가다보면 이동시간에 부담이 생기게 된다. 또 출퇴근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져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호텔에 묵으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2000만원 정도. 지방 원정 3연전 때와 비슷한 액수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고 했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원정경기가 꼭 불리한 게 아니라고 했다. 김 감독은 "가족과 생활하는 것도 좋지만 시설이 좋은 원정 숙소에 있으면 집에 있을 때보다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27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김진우가 유니폼으로 땀을 닦으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27/
음식으로 극복법

최근 잠실구장 LG쪽 덕아웃에는 새로운 음료수가 추가됐다. 선수들이 갈증을 해소하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자주 마시는 걸 본 구단이 아예 이 제품을 냉장고에 채워두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광주원정에 나선 두산 선수들은 내야수 허경민의 아버지가 전해준 양파즙을 받았다. 팬들이 보내주는 선물도 여름이 되면서 에너지 드링크, 홍삼 등 체력보강 음식으로 바뀌었다. 식사 메뉴에도 조금씩 변화가 있다. 두산 선수들은 최근 삼계탕을 함께 먹었고, 넥센은 29일 선수들을 위해 시원한 묵밥을 준비했다.

한화 오성일 홍보팀 부장은 선수들의 체력을 위해 시즌 내내 홍삼즙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홈경기 때 반바지를 입고 훈련을 하는 것도 무더위에 도움이 된단다. KIA와 삼성 등이 홈경기 때면 반바지를 입고 훈련을 하고 있는데, 한화도 다음주부터 처음으로 반바지 훈련을 도입한다고 한다. 반바지 훈련이 체감 온도를 2~3도쯤 내릴 거라는 게 야구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반바지 훈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반바지 훈련이 유니폼을 입고 하는 훈련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유니폼 훈련을 고집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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