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약진 한화, 숨은 비결은 과연...

최종수정 2012-07-30 06:53

프로야구 KIA와 한화의 경기가 29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선발 등판한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7.29/

'이유있는 반란이다.'

최하위 한화의 하반기 상승세가 무섭다.

한화는 올스타전 브레이크가 끝난 뒤 재개된 하반기에서 6경기 5승1패를 기록했다.

승률로는 8할3푼3리. 같은 기간으로 따지면 8개 구단 가운데 단독선두 삼성과 공동으로 최고 성과다.

특히 지난 주말 KIA전에서는 5월 넥센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3연전 싹쓸이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한화는 KIA와의 올시즌 상대전적에서 3승7패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KIA전에 앞서 벌어진 롯데전에서도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만든 한화는 이로써 7월 들어 8승1무8패로 5할 승률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승률 3할7푼5리(6승10패)에 그치는 등 무더위에 약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만년 최하위였던 한화가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왜 이렇게 괄목상대했을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들만의 결의가 통했다


"어쩌다보니 (방망이를)갖다대면 안타가 되고, (투수가)맞아도 땅볼이 되네요." 요즘 한화가 잘나가는 비결을 묻자 한화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진작에 잘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제와서 힘을 내고 있으니 쑥스러운 나머지 '그냥 운이 좋은 것 같다'는 뜻으로 애써 겸손한 자세를 취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우리도 자존심이 있다. 선수들이 휴식기를 지내면서 마음 단단히 먹었다"고 힌트를 줬다. 빈말이 아니었다. 한화 선수들에게 올스타전 휴식기는 '사치'였다. '남들이 쉴때 똑같이 쉬면 안된다'고. 몰래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지난 22일 대전구장은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전날 올스타전에서의 뜨거운 함성 대신 타격음과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대전구장을 달궜다. 한화 선수들 전원이 오전부터 대전구장에 나와 훈련을 했다. 전날 밤까지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김태균 한상훈 최진행 등 주전 멤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태균은 이날 훈련에 대해 "팀 스케줄에 따른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올스타전 바로 다음날 평상 훈련에 돌입한다는 것은 사실 이례적이다. 보통 하루쯤 푹 쉬게 마련인데 꿀맛같은 휴식을 반납한 것이다. 하반기에 들어가서도 더이상 만만한 최하위로 머물 수 없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그 이면에는 한대화 감독과 선수단의 미팅이 자극제가 됐다. 한 감독은 전반기를 마친 뒤 선수단 회의를 소집했다. 선수들에게 괜한 부담줄까봐 '집합'을 하지 않는 한 감독 스타일으로서도 이례적이었다. 한 감독은 긴 얘기를 하지 않았다. 한마디만 당부했다. "하반기에도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지 않느냐. 팬들께 부끄러운 경기는 보여주지 말자." 사령탑의 애절한 당부에 선수들은 의기투합을 했고, 올스타전 휴식 대신 공 하나 더 치고, 더 던지는 '고생'을 택했다.

류현진 "신바람 잡았어요"

한화의 하반기 약진 중심에는 에이스 류현진이 있다. 하반기 첫 경기인 24일 롯데전에서 승리로 물꼬를 튼 이후 4일 휴식 뒤 등판한 29일 KIA전에서 5승째(5패)를 챙겼다. 올시즌 처음으로 연승을 챙긴 류현진의 부활은 한화가 상승세를 달리게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그런 류현진에게 숨은공신이 따로 있었다. 응원가 '사나이 순정'이다. 24일 대전 롯데전에서 4승을 거둔 류현진은 경기가 끝난 뒤 트로트곡 '사나이 순정'을 부른 가수 서진필을 우연히 만났다. 서진필은 이날 박찬호와의 저녁식사 약속 때문에 대전구장을 갑자기 방문했다. 서진필은 자신의 노래를 개사한 박찬호 응원가(박찬호 순정)를 계기로 박찬호와 의형제를 맺은 사이였다. 이 때 서진필을 발견한 류현진은 "(서진필)형님 노래에 제대로 '필'받아서 잘 던지게 되더라구요. 고마워요"라고 외쳤다. 류현진의 응원가는 '사나이 순정' 원곡이었다. 그동안 류현진은 자신이 등판할 때 '사나이 순정'을 자주 듣지 못했다고 한다. 류현진 등판 경기는 아무래도 빅게임이기 때문에 홈경기 이벤트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 만큼 특정선수의 응원가를 충분히 틀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4일 롯데전에서는 류현진의 요청에 따라 '사나이 순정'을 질리도록 틀었다. 그랬더니 류현진은 이전 삼성전(18일)에서의 데뷔 이후 최악 피칭(2이닝 9안타 8실점)을 말끔히 씻고 승리 피칭을 했다. 29일 KIA전에서도 류현진은 7이닝 5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벌였다. 광주 원정경기였는데 뭘로 힘을 얻었을까. 알고보니 '사나이 순정'을 야구판 응원가로 보급한 발원지가 KIA였다. KIA 타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 노래가 울려퍼진다. 한화 구단은 광주구장의 특성상 원정응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류현진을 위한 응원가를 틀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KIA의 대표 응원가가 공교롭게도 '사나이 순정'이어서 류현진은 어부지리로 '필'을 제대로 받았다고 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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