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코치가 보는 박병호-이승엽 홈런

기사입력 2012-08-08 09:48


넥센 박병호는 7일 현재 24개의 홈런으로 이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SK전서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는 박병호.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넥센 박병호의 홈런 행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박병호는 7일 광주 KIA전에서 6회 시즌 24호 홈런을 터뜨렸다. KIA 선발 앤서니의 131㎞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겼다. 지난달 31일 인천 SK전 이후 7개의 홈런을 몰아친 박병호는 이 부문 2위인 삼성 박석민(20홈런)에 4개차로 앞서 있다. 지금의 기세라면 홈런왕이 유력하다. 만일 박병호가 홈런, 타점 타이틀을 거머쥘 경우 올시즌 MVP 후보로도 손색없을 전망이다.

박병호의 홈런 행진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보는 이가 있다.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다. 지난해 넥센 코치로 부임하면서 박병호의 타격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준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 겨울 전지훈련에서 박병호를 '제2의 이승엽(삼성)'으로 키우겠다는 공언을 하기도 했던 박 코치다.

과연 박병호는 이승엽을 제치고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까. 이날 현재 이승엽은 18홈런을 기록중이다. 이승엽 역시 박 코치의 제자다. 박 코치는 지난 96년부터 삼성에서 일하면서 투수 출신인 이승엽을 국내를 대표하는 거포로 길러냈다. 박병호와 이승엽을 가장 잘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는 지도자가 박 코치라는 뜻이다.

두 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타격폼이다. 오른손 타자인 박병호는 타격시 왼쪽 다리의 움직임이 크지 않다. 발을 거의 바닥에서 떼지 않는다. 살짝 끌어당겼다 나가는 정도다. 하체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공을 보는 능력과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다. 박 코치는 "병호는 처음부터 다리를 들지 않았다. 들었다면 아마 낮추라고 했을 것이다. 그만큼 선구안과 수읽기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워낙 힘이 좋기 때문에 굳이 다리를 들어올릴 이유가 없다. 홈런이 늘 수도 있고, 줄 수도 있는데 보기에도 딱 안정적이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특히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는 왼발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공을 정확히 보고 때리기 위함인데 삼진이 줄어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을 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왼발을 끌어당기는 폭을 조금 길게 하지만 이 역시 움직임이 크지는 않다.


넥센 박흥식 코치는 삼성 재직 시절 이승엽을 국내를 대표하는 거포로 길러낸 주인공이다. 목동경기에서 경기전 인사를 나누는 박 코치와 이승엽.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반면 왼손 이승엽은 타격시 오른쪽 다리의 움직임이 크다. 번쩍 들었다가 내딛는 이른바 '외다리 타법'을 구사한다. 이 타법의 강점은 임팩트시 힘을 최대한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컨택트 능력에서는 변화구에 불리할 수 있다.

박 코치는 "승엽이는 폼이 부드러운데다 영리하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폼이 유연하니까 다리를 들면서 쳐도 상관없다. 중심을 모아서 나가니까 임팩트시 파워가 실린다"며 "사실 승엽이는 처음에는 교타자였다. 힘이 없어 다리를 들게 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승엽이 같은 경우는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 기간이 길어진다는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이전인 2003년까지 총 5번이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한일 통산 500홈런을 때려냈다.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국내 최다홈런 기록(351개)에도 9개차로 다가섰다. 경험이 압도적이다. 신예 거포인 박병호는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절정의 장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박 코치는 "올초 박병호에 대해서는 타율 2할6푼에서 2할7푼, 홈런 25개 정도를 기대했다. 홈런왕은 2014년을 목표로 했었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보면 고비를 넘긴 것 같다. 승엽이보다 조금은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이승엽에 대해서는 "승엽이는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노리지 않고 팀배팅을 한다. 3할을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이다. 그러나 몰아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코치는 두 선수의 공통점에 대해 "승엽이나 병호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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