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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보다 많은 잔여경기와 무승부는 과연 '독'일까, '득'일까.
KIA로서는 이 막판 잔여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변수는 또 있다. 무승부 경기들이 최종적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될 가능성도 있다. 패배로는 기록되지 않지만, 승률에는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KIA는 무승부도 8개 구단 중 롯데와 함께 가장 많다.
버텨낼 힘만 있으면, 잔여경기는 축복
결국 관건은 KIA가 9월 추후편성으로 편성된 경기를 어떤 컨디션에서 치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부상 선수가 돌아오고 팀 전력이 안정화되면 될수록 잔여경기는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현재 KIA로서는 부상선수의 복귀를 바라기 힘든 입장이다. 이미 이범호와 김상현 등 거포 2명이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한 상황이다. 그나마 최희섭 정도가 버텨주고 있는데, 그도 현재 컨디션이 좋지 않다. 때문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최희섭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불운한 시나리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KIA는 초반부터 주전들의 부상을 경험하며 어느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팀으로 체질을 개선해왔다. KIA 선동열 감독은 "이름값에 의존하지 않겠다"며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로 인해 박기남과 이준호 윤완주 한성구 박지훈 진해수 등 투타에서 많은 신구 무명선수들이 팀의 버팀목이 되어왔다.
때문에 이런 식으로 팀의 체질을 개선해 온 KIA가 굳이 새로운 전력 보강요인이 없더라도 잔여경기를 효율적으로 치러낼 가능성도 크다. 새롭게 기용된 선수들은 경험이 쌓일수록 더 발전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 때문에 막판 스퍼트에 귀중한 자산이 된다.
지느니 비기는 게 낫다
무승부 역시 시즌 막판 순위 계산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무승부가 많은 편이 낫다. 단적인 예가 현재 순위표에서 나타난다. KIA는 14일 현재, 45승43패4무로 4위이고 SK는 48승46패2무로 5위다. 두 팀간 승차는 없다. SK가 3승을 더 했지만, KIA는 3패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팀은 엄연히 4위와 5위다. 이는 곧 현 시점에서 정규시즌이 종료되면 KIA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SK는 탈락한다는 소리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졌을까. 바로 승률 계산에서 KIA가 무승부의 덕을 봤기 때문이다.
올 시즌 승률 계산방식은 승수를 무승부가 빠진 총 경기수, 즉 승수+패수로 나눈 것이다. 이에 따라 KIA의 승률은 0.5114(45/88)이고, SK의 승률은 0.5106(48/94)이다. 결과적으로 0.008 차이에 의해 두 팀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승률계산방식이 (승수/무승부 포함 총경기수)였다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이 방식에 따르면 KIA의 승률은 0.4891이고 SK는 0.500으로 나온다. 이러면 SK의 순위가 더 높게 된다. 2009시즌에는 바로 이런 계산법이 적용됐다.
재미있는 점은 이 방식에 의해 KIA가 2009년 SK를 제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조범현 감독이 이끌던 KIA는 81승48패4무를 기록했고, 김성근 감독의 SK는 80승47패6무로 시즌을 마쳤다. 승차는 없었지만, 당시의 (승수/승+패+무)의 승률 계산법에 의해 KIA의 승률이 0.609, SK가 0.602로 나오며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얻었다.
만약 올해처럼 무승부가 승률계산에서 빠졌다면 KIA의 승률은 0.6279, SK는 0.6299로 계산된다. 그랬다면 정규시즌 우승은 SK의 몫이 될 수 있었다. SK로서는 당시의 '무승부=패' 규정이 너무나 안타까울 수 밖에 없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3년 전의 일이다. 올해는 승차가 없다면 무승부가 많은 쪽이 무조건 유리하다. 그런 면에서 4무를 기록 중인 KIA는 시즌 막판 어느 정도 메리트를 얻게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