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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동현의 오른팔에는 수술 자국이 가득하다. 한 번도 어렵다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무려 세 번이나 받았다. 2004년과 2005년, 2007년. 수술과 재활로 보낸 시간만 5년 가까이 된다.
5년 만에 돌아온 잠실구장. 이동현은 한 경기 한 경기에 감사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처음 복귀한 2009년에는 패전처리였지만, 이마저도 행복했다. 구속이 예전같지 않아도 마운드에 선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2010시즌, 이동현은 140㎞대 중반까지 구속을 회복했다. 세 차례의 수술로 제대로 공을 던질 수나 있을지 걱정됐던, 한 투수의 성공적 재기였다. 7승3패 4세이브 15홀드를 기록하며 다시 전천후 불펜요원의 명성을 회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팀 성적이 추락한 뒤 이동현이 살아났다. 시즌 초반 고생한 유원상이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가자 봉중근에 앞서 나오는 유일한 '믿을맨'이 됐다. 이동현은 "초반엔 내가 좋지 못해 원상이를 도와주지 못했다. 그동안 미안했던 만큼, 내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말한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멋모르고 강속구를 뿌려대던 이동현은 어느새 서른이 됐다. 프로 12년차다. 그래도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직구 최고구속은 어느새 140㎞대 후반까지 회복됐다. 오히려 누구든 힘으로 이기려 했던 과거에 비해 노련미가 생겼다. 관록이 생겼다고 도망가는 법은 없다. 정면 승부, 파워피처인 이동현 만의 매력이다.
이동현은 지난 16일 잠실 KIA전에서 4-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 2사 1,3루 위기에 등판해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게다가 단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은 퍼펙트한 피칭이었다. 지난 6월2일 잠실 한화전 이후 모처럼 구원승도 거둘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한층 성숙한 이동현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난 등판할 때마다 내 뒤에 있는 야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오늘 조금 믿음을 준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진 그의 말에 지난 10년을 회상하게 됐다. 팀의 준우승을 이끈 2002년부터 지금까지 그가 보낸 파란만장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전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할 뿐이에요. 세 번이나 수술을 하고도 LG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12년간 LG에서만 뛰었어요. 다시 포스트시즌에만 나갈 수 있다면, 팔꿈치가 끊어지더라도 마운드에 오를 겁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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