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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한 스즈키 이치로(39)는 팀의 간판을 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첫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 트로피를 모두 손에 쥔 이치로는 좌타자로서 빠른 발, 뛰어난 배팅 컨트롤 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타율 3할-200안타'를 기록했고, 10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또 최다안타 1위를 7차례나 차지했고, 2004년에는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인 262개의 안타를 때렸다. 수상기록을 열거하는 게 숨이 벅찰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자연스럽게 이치로의 성적과 팀 성적이 대비됐다. 이치로가 자신의 성적에는 신경을 쓰면서 팀 성적을 등한시하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이치로의 성격 또한 도마에 올랐다. 그래도 이치로는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시애틀의 주인공이었다. 슈퍼스타 이치로가 버티고 있는 동안 많은 유망주들이 팀을 떠나거나 묻혔다. 추신수도 이들 중 하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10년을 넘자 이치로의 시대에도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 타율 2할7푼2리, 184안타를 기록하면서 10년을 이어 온 '타율 3할-200안타'가 중단됐다. 그리고 올시즌 이치로의 존재 가치, 역할에 역할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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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치로는 지난달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됐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싶다면 스스로 이적을 자청했다고 한다. 이치로는 이적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때 눈시울을 붉혔다. 이치로에게 메이저리그는 곧 시애틀을 의미했다.
그런데 이치로가 팀을 떠난 후 시애틀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시애틀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이기며 올시즌 팀 최다인 8연승을 달렸다. 최근 10경기 9승1패의 상승세다. 이치로가 뉴욕 양키스로 떠난 후 19승9패, 승률 6할7푼8리다. 이치로가 이적하기 전에 기록한 42승55패, 승률 4할3푼3리에서 무려 승률이 2할4푼이나 올라갔다. 이치로의 이적이 시애틀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분명 흥미로운 상황이다.
웨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시애틀이 클리블랜드를 잡고 8연승을 거둔 23일 이치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좌완 크리스 세일로부터 첫 타석부터 세 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