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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1-3-1-1-2-0.
젊은 두산 타자들, 우천취소로 타격감 조절 실패
두산의 팀 타율은 29일까지 2할5푼9리다. 8개 구단 중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단순히 기록만 두고 보면, 나쁘지 않다.
도대체 무엇이 두산 타선을 침묵하게 만들었을까. 두산은 지난 7일부터 1주일 동안 5경기를 치르면서 4승1패의 호성적을 남겼다. 삼성과의 승차는 3.5게임차에서 1.5게임차까지 줄어들었다. 한화와 3경기, SK와 2경기를 치르면서 5점 이상 득점은 세 차례나 나왔다. 화끈한 타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12일 잠실 SK전이 우천취소된 뒤 일이 꼬였다. 한 경기에 그쳤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14일과 15일 목동 넥센전이 연달아 취소됐다. 이후 두산의 최고 득점은 3점이었다. 추락이 시작된 시점이다.
흔히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을 때 우천취소는 독이라고 말한다. 비로 인해 배팅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 감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실내훈련장에서 방망이를 돌린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던지는 배팅볼과 기계에서 나오는 공은 감각 면에서 차이가 있다. 공간의 제약상 훈련을 100% 소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베테랑 타자들의 경우 비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타격감을 유지한다. 오랜 프로 생활로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두산은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동주가 2군에 가면서 윤석민이 새로운 4번타자로 나서고 있고, 최주환 김재호 이원석 등이 꾸준히 출전기회를 잡고 있다. 주전 포수 양의지 역시 아직은 경험이 많다고 볼 수 없다. 그동안 '레귤러 멤버'가 아니었던 선수들은 요령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타격엔 사이클이 있다. 좋고 나쁘고 흐름을 잘 탈 수 밖에 없다. 좋은 사이클에 있던 선수들은 비로 4일 간(휴식일 포함)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경험이 많은 김현수와 이종욱도 우천취소 후 10경기 동안 각각 2할2푼9리, 2할1푼9리에 머물렀다.
그나마 이 둘이 타율이 좋은 편이다. 손시헌(2할) 밑으로는 2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양의지(1할9푼) 최준석(1할7푼6리) 윤석민(1할6푼1리) 임재철(1할5푼8리) 이원석(1할2푼) 김재호(1할1푼1리) 오재원(9푼1리) 최주환(6푼7리). 두산 주전 라인업의 지난 10경기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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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라고 한다. 만약 두산이 4위로 포스트시즌에 간다 해도 지금 상태로는 힘들다. 선수단이 분위기를 너무나 쉽게 타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두산의 강점은 역시 선발진이다. 니퍼트-김선우-이용찬-노경은-김승회로 이뤄진 5명의 선발로테이션이 탄탄히 돌아가고 있다. 선발승만도 37승이다. 이는 1위 삼성(52승)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봐야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최근 두산 선발투수들은 이런 경험이 많다. 2승8패를 한 10경기 중 선발이 5회 이전 조기강판된 건 단 한차례 뿐이다. 그나마 거둔 2승 역시 모두 홍상삼이 구원승을 거둔 경기. 타선이 경기 막판 뒤늦게 터진 탓이다.
흔히 선발투수에 대해 말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다. 최근 들어 퀄리티스타트에 대한 비판론이 있지만, 최소 3점이라는 기준을 만든 건 분명 타선이 3점 정도는 내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두산 타선은 이 3점 내기가 정말 힘겨웠다.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됐다. 두산은 선발진이 강력한 탓에 연전을 치르건, 휴식이 생기건 불리할 일은 없다. 문제는 타선이다. 이대로는 안된다.
두산은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여파로 30일과 31일 이틀간 휴식을 취하게 됐다. 이미 바닥을 쳤으니, 이틀 뒤 다시 반등의 여지가 있다. 앞서 우천취소로 타격사이클이 급격히 떨어졌듯, 이번 휴식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타선을 확실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로 4번타자 김동주를 1군에 불러올리지 않고 있다. 두산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을야구에 있어서는 SK만큼이나 능숙한 팀이다. 김동주만 기다리고 있을 일이 아니다. 남은 선수들이 다시 힘을 내야 한다. 이대로는 안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