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이래서 선수생활 더해야 한다"

최종수정 2012-10-04 13:46



3일 대전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KIA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6회 2사까지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한화 박찬호가 경기가 끝난 후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10.03/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2012시즌이 마감으로 접어들자 한화 박찬호(39)의 향후 거취가 주요 관심사다.

박찬호는 3일 대전 KIA전에서 올시즌 마지막 등판을 했다. 패전이었지만 5⅔이닝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팬 서비스를 했다.

박찬호가 선수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박찬호 본인도 "여러가지 측면을 감안하며 심사숙고 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고민하는 박찬호에게 길을 제시한 이가 있다. 그를 1년 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용덕 한화 감독대행과 선동열 KIA 감독이다.

투수 출신인 한 대행과 선 감독은 박찬호가 선수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구동성이었다. 한국야구 후배들을 위해 몸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는 것이었다.

한 대행은 최근에 가진 박찬호와의 면담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해주길 바란다는 조언을 한 사실을 소개했다.

한 대행은 "지금의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나도 과거에 은퇴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옆에서 길을 제시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었다"며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고민하는 박찬호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은 박찬호에게 선수생활 지속을 권유한 이유를 설명했다. 1년 동안 박찬호를 지켜본 결과 개인적인 기량을 떠나서 후배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가르침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 대행은 "박찬호는 훈련에서는 물론 출전을 하는 과정에서 놀라울 정도로 자기관리를 잘한다. 말로서 대선배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것도 있지만 솔선수범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너무 많아 후배들이 보고 배울 점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날씨가 추운 날이면 따뜻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서 몸을 미리 데우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한 대행은 "내가 선수생활하던 시절에 최적의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가끔 그렇게 준비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면서 "박찬호가 그렇게 섬세하게 준비하는 자세를 보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자신이 등판하는 날이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혼자서 숫자 퍼즐을 맞히는 멘탈 트레이닝을 하는 등 선수단에 소속돼 있을 때의 모든 행동이 순전히 야구를 잘하기 위한 준비로 뭉쳐져 있다는 게 한 대행의 설명이다.

한 대행은 박찬호의 바로 이런 장점은 경험이 적은 한화 선수들에게 커다란 교훈이 되기 때문에 지난 1년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선 감독도 박찬호의 지금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나도 은퇴를 앞두고 3개월 넘게 많은 고민을 했다. 배운 도둑질이 야구밖에 없는데 그만 두면 뭘하고 먹고 살아야 하나라는 현실적인 고민에서부터 나의 몸상태로 볼 때 선수생활을 계속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많은 생각을 했는데 박찬호도 아마 그런 단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박찬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신의 몸상태나 기량보다 내년에도 더 뛸 수 있다는 마음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더불어 선 감독은 "박찬호는 훈련하는 자세에서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라며 박찬호가 선수생활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한 대행과 선 감독이 바라보는 박찬호는 똑같았다. 박찬호는 일개 개인 선수가 아니라 후배들을 위한 롤모델인 것이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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