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박찬호는 3일 대전 KIA전에서 올시즌 마지막 등판을 했다. 패전이었지만 5⅔이닝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팬 서비스를 했다.
박찬호가 선수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박찬호 본인도 "여러가지 측면을 감안하며 심사숙고 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고민하는 박찬호에게 길을 제시한 이가 있다. 그를 1년 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용덕 한화 감독대행과 선동열 KIA 감독이다.
한 대행은 최근에 가진 박찬호와의 면담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해주길 바란다는 조언을 한 사실을 소개했다.
한 대행은 "지금의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나도 과거에 은퇴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옆에서 길을 제시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었다"며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고민하는 박찬호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은 박찬호에게 선수생활 지속을 권유한 이유를 설명했다. 1년 동안 박찬호를 지켜본 결과 개인적인 기량을 떠나서 후배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가르침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 대행은 "박찬호는 훈련에서는 물론 출전을 하는 과정에서 놀라울 정도로 자기관리를 잘한다. 말로서 대선배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것도 있지만 솔선수범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너무 많아 후배들이 보고 배울 점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날씨가 추운 날이면 따뜻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서 몸을 미리 데우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한 대행은 "내가 선수생활하던 시절에 최적의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가끔 그렇게 준비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면서 "박찬호가 그렇게 섬세하게 준비하는 자세를 보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자신이 등판하는 날이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혼자서 숫자 퍼즐을 맞히는 멘탈 트레이닝을 하는 등 선수단에 소속돼 있을 때의 모든 행동이 순전히 야구를 잘하기 위한 준비로 뭉쳐져 있다는 게 한 대행의 설명이다.
한 대행은 박찬호의 바로 이런 장점은 경험이 적은 한화 선수들에게 커다란 교훈이 되기 때문에 지난 1년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선 감독도 박찬호의 지금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나도 은퇴를 앞두고 3개월 넘게 많은 고민을 했다. 배운 도둑질이 야구밖에 없는데 그만 두면 뭘하고 먹고 살아야 하나라는 현실적인 고민에서부터 나의 몸상태로 볼 때 선수생활을 계속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많은 생각을 했는데 박찬호도 아마 그런 단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박찬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신의 몸상태나 기량보다 내년에도 더 뛸 수 있다는 마음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더불어 선 감독은 "박찬호는 훈련하는 자세에서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라며 박찬호가 선수생활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한 대행과 선 감독이 바라보는 박찬호는 똑같았다. 박찬호는 일개 개인 선수가 아니라 후배들을 위한 롤모델인 것이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