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끝까지 깨끗한 경쟁을 하는 것을 원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일본에서도 여전히 타이틀 만들어주기가 남아있다.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놓고 지바롯데의 가쿠나카 가쓰야와 세이부의 나카지마 히로유키가 경쟁을 벌이는데 지바롯데가 가쿠나카의 1위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6일 세이부-지바롯데전이 열린 세이부돔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지바롯데 선발 후지오카 다카히로가 나카지마에게 두차례 연속 볼넷을 허용한 것. 포수가 일어나서 받는 고의4구는 아니었지만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확실한 볼만 계속 날아갔다. 나카지마는 4회 두번째 타석 때는 볼카운트 3B에서 4구째 바깥쪽 볼에 항의의 뜻으로 일부러 헛스윙을 했고, 후지오카에게 야유를 퍼붓던 세이부돔의 관중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볼넷으로 출루.
가쿠나카는 3할1푼5리, 나카지마는 3할1푼2리로 3리차의 싸움이다. 나카지마가 4타수 3안타를 치게되면 가쿠나카를 뛰어넘게 된다. 지바롯데는 가쿠나카를 타격왕에 만들어주기 위해 이날 경기에서 제외시켰고, 나카지마에겐 볼넷을 내주면서 격차가 줄어들지 않게 했다. 지바롯데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한 세이부는 두번째 타석 후 나카지마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가쿠나카는 나카지마가 자신보다 타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굳이 타석에 나올 이유가 없다. 안타를 치지 못하면 타율이 떨어져 자칫 타격왕 타이틀을 나카지마에게 내줄 수도 있으니 위기를 자초할 필요는 없는 것. 비난은 잠깐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 가쿠나카는 "감독님이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나에게 타이틀을 주려고 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세이부는 7일 오릭스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친다. 3경기를 남긴 가쿠나카는 나카지마가 타율에서 앞서지 않는 한 계속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나카지마는 4타수 3안타를 치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다. 그렇게 되면 가쿠나카가 다시 타석에 들어설 것이고 야구는 미래를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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