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롯데, 첫승=PO진출 실패 징크스 깰까

기사입력 2012-10-08 22:24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차전을 8대5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08/

흔히 첫 경기가 단기전의 성패를 가른다고 한다. 보통 1차전에서 패한 팀은 부담을 갖게 되고,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게 마련이다. 반면 1차전 승리팀은 비교적 여유를 갖고 시리즈를 끌고 갈 수 있다.

그러나 5전3선승제로 진행되는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는 '첫 단추를 잘 채워야 만사형통'이라는 말을 쉽게 쓸 수 없다. 최근 3년간 준PO를 살펴보자.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오히려 PO 진출에 실패했다.

2009년 9월 29일 준PO 1차전에서 롯데를 만난 두산은 1차전에서 2대7로 패했다. 준PO 첫 날 2만9000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홈에서 패했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이후 3경기를 내리 잡았다. 1차전 승리로 기세를 올린 롯데는 두산의 반격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2010년 준PO에서 다시 만난 두산과 롯데. 초반 분위기는 2009년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롯데는 2009년 1차전 후 딱 1년 만인 9월 29일 두산에 10대5 완승을 거뒀다. 롯데는 2차전에서도 4대1로 승리, PO에 바짝 다가선 듯 보였다. 그러나 또다시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졌다. 2패를 안은 두산이 이후 3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통산 3승2패로 롯데를 꺾은 것이다. 롯데로선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지난해에는 KIA가 첫승 징크스에 울었다. 1차전에서 윤석민을 앞세워 SK를 5대1로 잡은 KIA는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끝에 2대3으로 패한 KIA는 3차전 0대2, 0대8로 잇따라 연봉패를 당했다. 역전패의 충격은 조범현 감독 경질로 이어졌다.

롯데와 KIA가 첫승을 하고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걸까. 같은 단기전이지만 3전2선승제와 5전3선승제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봐야 한다. 3전2선승제만큼 1차전 승리가 시리즈 승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1차전 승리가 분명 유리할 수 있지만 단기전은 변수에 따라 분위기가 바뀐다. 5전3선승제나 7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시리즈에서는 1차전 못지 않게 중요한 게 2차전이다.

양상문 MBC ESPN 해설위원은 "1차전에서 이긴 팀이 심리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1차전 이상으로 중요한 게 2차전이다. 1차전에서 이긴 팀이 2차전에서 패하면 오히려 심리적으로 더 큰 부담을 갖게 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힘이 없으면 그대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야구가 멘탈 경기이고,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게 팀 분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2차전에 선발로 나서는 두산 노경은, 롯데 유먼은 사실상 팀의 에이스다. 노경은은 최근 5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는데, 두번이 완봉승이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0.23이다. 또 올시즌 롯데전 6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했다. 유먼 또한 시즌 13승(7패)으로 팀 최다승 투수다. 양승호 감독은 시즌 후반 왼쪽 엄지발가락을 다쳤고, 개인 사정으로 미국에 갔다오느라 공백이 있었던 유먼 대신 송승준을 1차전에 내보냈다. 1차전을 잡으면 좋고 내주더라도 유먼을 내세워 2차전을 잡고, 5차전에 다시 한번 선발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1차전 승리로 롯데는 2차전 유먼, 3차전 사도스키를 내세워 3연승을 노리게 됐다. 그러나 불안한 수비가 걱정스럽다.


5전3선승제인 준PO의 분수령은 결국 2차전이고, 양팀 모두 2차전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3년간 이어져온 '1차전 승리=PO 진출 실패 징크스'가 깨질 지 궁금하다. 연장 접전끝에 1차전을 잡았지만 2009년과 2010년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롯데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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