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율은 롯데의 마무리다. 시즌 내내 그랬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단독 마무리라 불릴 수 없다. 시즌 막판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고, 결국 올해 FA로 이적한 정대현과 함께 '더블 스토퍼'가 됐다.
8일 1차전에서도 둘의 기용법은 눈에 띄었다. 김사율은 5-5 동점이 된 9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호에게 희생번트, 오재원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김현수를 초구에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며 병살플레이로 이닝을 마쳤다. 곧바로 다음 공격에서 3점을 내면서 앞서가자 10회말에는 정대현이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사율이 먼저 나오고, 정대현이 경기를 마무리한 이유는 상대 타선 때문이다. 언더핸드 정대현의 경우 좌타자보다는 우타자를 주로 상대한다. 9회 롯데는 상대 1,2,3번 좌타자 라인, 이종욱-오재원-김현수를 상대해야 했는데 이미 왼손투수를 모두 써버린 뒤였다. 김사율 외에는 믿을 만한 투수가 없었다.
사실 김사율에게 정대현은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기용에 관해서 서운한 감정을 갖고 할 사이가 아니다. 김사율은 "올시즌에 블론세이브 하고 한창 안 좋을 때 대현이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대현이형이 '마무리는 누가 하든 블론세이브 5개 정도는 있다'고 말하시더라. 누구나 겪는 건데 난 잘 몰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김사율은 수준급 마무리투수와 함께 생활한 적이 없다. 정대현이 처음이다. 1년 반 정도 마무리 생활을 하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줄 만한 이가 없었다. 이런 그에게 통산 100세이브의 산전수전 다 겪은 정대현은 좋은 '멘토'다.
김사율은 "나 때문에 라는 생각을 빨리 떨쳐내야 하는데 그걸 잘 못했다. 선수 본인에게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실패보단 성공이 많지 않냐는 말이 맞다"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내가 올라가는 상황이 오면, 공 1개 한 타자에 승부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 어떤 상황에 올라가든 감독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자신 있다"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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