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포스트시즌이다. 기자들도 흥분된다. 기자이기 이전에 가장 가까이서 보는 야구팬이다. 피끓는 현장, 잠시 이성을 내려놓은들 어떨까. 철저히 팬의 눈으로 쓰는 관전평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 형평성 없이 어떻게 이런 기사가…'하고 지레 분개할 필요는 없다. 철저히 편파적인 관전평은 양팀 입장에서 각각 나간다. 이제부터 기자와 손 맞잡고 함께 씹고 뜯어 보자.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일단 1회초 상황을 한번 짚어보자. 두산 선발 노경은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다.
이날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은 일정했다. 단, 이 상황만 빼고.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손아섭이 삼진을 당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었다. 부담이 많은 노경은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음과 동시에 길게 던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선발이 매우 중요한 두산으로서는 호재였다. 반면 롯데로서는 아까운 기회를 날려버렸다.
기본적으로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은 많이 부족하다. 특히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인한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잘 싸우던 유격수 김재호는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9회 윤석민은 결정적인 번트 미스를 했다. 두산 필승계투조 홍상삼은 두번 연속 무너졌다. 홍상삼 역시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다. 반면 롯데의 중간계투진은 완벽한 형태로 돌아가고 있다. 아마 두산 팬들은 2년 전 2패 뒤 3승의 짜릿한 경험을 희망의 마지막 끈으로 붙잡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1, 2차전을 통해 두산은 모든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비록 졌지만 살짝 안도가 된다. 롯데 공격이 1차전 만큼 무섭지 않았다. 1차전에서 보여줬던 싸늘한 기다림이 실종됐다. 전날과 정반대로 2차전서는 허둥지둥 서두르다 스스로 맥을 끊었다.
롯데는 초반 공격에서 두산 선발 노경은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던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다. 0-1로 뒤진 4회초 2사 1루 상황. 5번 박종윤이 노경은의 144㎞짜리 직구를 받아쳐 투수쪽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노경은의 오른쪽 허벅지를 맞고 3루쪽으로 흘러 내야안타가 됐다. 롯데는 2사 1,2루의 찬스를 맞았다.
타구에 허벅지를 맞은 노경은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두산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달려나갔다. 노경은은 강한 타구에 맞아 통증이 컸을 법도 한데도 트레이너에게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은 뒤 연습 투구를 한 번 했다. 보통 투수가 타구에 맞은 직후에는 밸런스가 흔들려 제구가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후속 6번 전준우로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전준우는 노경은의 초구 바깥쪽으로 한참 빠지는 117㎞ 커브를 볼로 고른 뒤 2구째 129㎞짜리 떨어지는 변화구를 무리하게 잡아당겨 3루쪽으로 땅볼을 치고 말았다. 두산을 도와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5회초 공격 2사 1루서도 마찬가지. 1번 김주찬이 노경은의 초구와 2구를 연속 볼로 잘 골라냈다. 그런데 사인이 잘 안맞았는지 포수 양의지가 타임을 부르고는 노경은에게 다가갔다. 분명 노경은의 공이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 역시 롯데로서는 신중함이 필요했던 순간. 그러나 김주찬은 3구째 140㎞짜리 투심이 바깥쪽 빠지는 코스로 날아들자 힘없이 밀어치다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1차전에서 특유의 공격적 성향을 버리고 싸늘하게 기다리는 롯데 타자들은 정말 무서웠다. 하지만 이제 롯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 느낌이다.
'화끈한 타격'은 사실 정규시즌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일구 일구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대량득점 보다는 철저한 맞춤 타격에 의해 한 두점으로 승부를 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롯데 타자들이 이런 식이라면 비록 2연패에 몰렸지만 두산이 3차전에서 희망을 걸 만 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