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투수교체타이밍,김진욱 감독의 심리

최종수정 2012-10-10 06:30

9일 잠실야구장에서 2012프로야구 준PO 2차전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용덕한이 9회 1사에서 두산 홍상삼을 상대로 역전 솔로포를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며 홍상삼(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환호하고 있는 용덕한.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0.9

경기중에 감독 역할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투수교체다. 감독은 마운드에 있는 투수의 구위를 세심하게 살피고, 상대 타자 데이터와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는 투수의 상태를 체크해 교체 시기를 판단한다. 흔히 이야기하듯이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그래서 감독과 투수코치가 경기중 가장 신경을 쓰는 게 투수 교체 타이밍이다.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하더라고 어차피 모든 건 결과를 놓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매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포스트시즌, 양팀 모두 총력전이다.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들고 최상의 결과를 짜내기 위해 고심을 한다. 감독에게 포스트시즌은 고민 시리즈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준플레이오프(준PO) 1,2차전에서 2연승을 거둔 롯데와 2연패로 몰린 두산. 두 팀의 팀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는데, 투수 교체타이밍이 결국 승패를 갈랐다고 봐야 한다.

김진욱 두산 감독과 양승호 롯데 감독 모두 준PO를 앞두고 "투수 교체 타이밍을 한 템포 빠르게 가져가겠다"고 했다. 좀 더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생각과 행동이 함께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중압감이 큰 포스트시즌에는 감독이 경기 흐름을 놓치거나 투수의 구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사령탑 1년차인 김진욱 감독이 그랬다.

2차전 두산 선발투수 노경은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제1선발이라고 하지만 시즌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사실상 에이스다. 5경기에서 완투승을 두 번이나 거뒀고, 평균자책점이 0.23이었다. 10월 2일 넥센전 등판 후 마운드에 올랐으니 휴식도 충분했다. 두산으로선 필승카드라고 할만했다. 실제로 노경은은 6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9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1차전 패배로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하기 위해 선발 등판한 두산 노경은이 역투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10.09/
그러나 노경은은 7회 1사후 연속 3안타를 맞고 1실점한 뒤 1사 만루에서 강판됐다. 노경은이 갑자기 난조를 보였지만 김진욱은 시즌 막판의 빛나는 역투와 6회까지 호투의 잔상이 남아서인지 과감하게 교체하지 못했다. 노경은은 이날 경기가 포스트시즌 첫 출전이었다. 중압감이 큰 무대였다면 좀 더 빠르게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1점차 승부였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노경은에 이어 등판한 홍상삼은 1사 만루 위기를 더블플레이로 처리했다. 전날 롯데 박준서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내줬던 홍상삼은 8회 네 타자를 상대한 뒤 9회 1사 후 용덕한에게 역전홈런을 내줬다. 이 역시 결과론이지만 투수 교체를 한 템포 빠르게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김진욱 감독은 홍상삼의 구위에 현혹되어 욕심을 부렸다고 봐야 한다.

김진욱 감독은 "홍상삼으로 9회를 막고 프록터를 낼 생각이었다"고 했는데, 포스트시즌은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더구나 두산은 1차전을 내준 상황이었다. 1점차 승부에서 김진욱은 안일했다. 1차전은 연장전, 2차전은 9회에 승부가 났는데, 정작 두산은 마무리 투수를 써보지도 못하고 무너졌다. 1차전에서는 홍상삼이 8회 동점홈런을 내준 뒤 김승회가 등판해 연장 10회 역전을 허용했다. 홍상삼과 김승회 모두 우완에 직구, 포크볼이 주무기인 비슷한 스타일의 투수다. 투수가 바뀌었으나 상대타자를 흔들어 놓기 어려운 카드였다.


주로 2군에 있었던 초보 사령탑 김진욱 감독의 한계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운이 안 좋았가고 해야할까. 포스트시즌 감독은 한편으로는 소심해지고, 갈대처럼 생각이 흔들리기도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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