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였다. 이대호가 롯데를 떠나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됐고, 이대호는 새 팀의 스프링캠프 합류 준비를 앞두고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 자신감이 넘쳤다. 이대호는 "일본 투수들의 견제, 반발력이 적은 일본 공인구 등에 대한 걱정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며 항상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는 일본 생활에 대해 "너무 힘들었다. 체력 싸움이었다. 오후 1시 경기를 하기 위해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한국에서는 경기 전 훈련 후 쉴 수 있었는데 일본은 다시 그라운드에 나가 수비훈련을 해야했다. 한국야구가 몸에 베어있다보니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133경기를 치렀다. 때문에 144경기 전경기 출전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이대호는 "시즌 막판에는 정말 힘들었다. 코칭스태프가 배려를 해주려 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내 자신이 약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고 했다.
시즌 초반 가진 부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대호는 "한국을 대표해 갔다. 내가 실패하면 후배들 앞길을 막는 일이 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많았다"며 "홈런이 안나오자 주위에서 계속 얘기를 하는 것도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야구에 대한 자존심이 누구보다 강한 이대호였다. 때문에 이 선수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기 힘든 고백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 시즌을 돌아봤을 때 자신이 내릴 수 있는 냉철한 평가였다. 일본에서의 첫 시즌, 충분히 잘했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들이 내년 시즌 자신을 더욱 강해지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는 듯 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이대호의 모습이 딱 그렇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