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오재원, 환상의 글러브 토스와 쐐기 3루타로 날다

기사입력 2012-10-11 21:58


11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지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롯데와 두산의 경기에서 3회 1사 1루에서 박종윤의 타격을 두산 오재원(왼쪽)이 호수비로 잡아내 병살 처리 했다. 김재호가 1루에 볼을 송구하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0.11

2년 전 가을,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탈락의 위기에 처해있던 두산을 메이저리그급 명수비로 구해낸 인물이 있었다. 보기드문 역모션 글러브 토스로 상대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 두산 2루수 오재원. 그의 환상적인 '글러브질'에 롯데의 기세는 확 꺾였다.

두산이 2010년 준플레이오프의 짜릿했던 대역전극을 향해 다시 서막을 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2년전에 나왔던 '특급 수비'와 유사한 장면이 나왔다. 이번에도 오재원이었다. 마치 '데자부'처럼 흡사한 장면이 반복되면서 두산의 '대역전극'에 희망도 커진다.

오재원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주전 2루수로 선발 출격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홈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에 연달아 패해 준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리자 이날 3차전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2차전에 1루를 맡았던 오재원을 다시 1차전처럼 2루로 돌리며 6번 타순에 넣은 것도 그 일환이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조금 더 안정적인 내야 수비를 위해 오재원을 2루수로 박아넣은 것이다.

오재원은 말그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탈락 위기에서 구했다. 공수에서 김 감독의 의도가 100% 들어맞았다.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1사구. 이날 오재원이 남긴 공식 기록이다. 그러나 이 숫자로는 오재원의 활약도를 채 20%도 설명하지 못한다. 몇 가지 장면을 들여다보자.

우선은 2년전과 같은 환상적인 글러브 토스 수비였다. 롯데가 2-3으로 추격에 나선 3회말 공격. 1사 후 4번 홍성흔이 중전안타를 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던 상황. 이어 타석에 나온 박종윤은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를 받아쳤다. 땅볼 타구였지만, 코스가 안타성이었다. 투수 옆을 스치고 중견수 쪽으로 굴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오재원이 있었다. 오재원은 2루 베이스쪽으로 넘어지면서 공을 글러브로 받아냈다. '잡았다'가 아니라 '받았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꼭 잡지 않고 글러브 포켓에 가볍게 담은 공을 오재원은 절묘하게 2루 커버에 들어온 유격수 김재호에게 띄워줬 고, 김재호는 이를 잡아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1루에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롯데의 추격의지를 깨끗이 녹여버린, 오재원의 '슈퍼 수비'가 2년 전에 이어 또 나온 것이다.

다음으로 오재원은 공격에서도 번쩍 빛을 뿜었다. 이번에도 딱 한번의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4-2로 앞서던 7회초 1사 1, 2루.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롯데 5번째 투수 강영식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2타점짜리 중전 3루타를 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 스페셜리스트 뿐만 아니라 해결사로서의 가치 역시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이날 승리의 주역이 된 오재원은 3차전 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으로 오재원은 "아무래도 2년전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네요. 경기 전 동료들과도 당시의 추억을 되살려보자고 다짐했습니다"라며 대역전극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선언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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