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가을,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탈락의 위기에 처해있던 두산을 메이저리그급 명수비로 구해낸 인물이 있었다. 보기드문 역모션 글러브 토스로 상대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 두산 2루수 오재원. 그의 환상적인 '글러브질'에 롯데의 기세는 확 꺾였다.
오재원은 말그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탈락 위기에서 구했다. 공수에서 김 감독의 의도가 100% 들어맞았다.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1사구. 이날 오재원이 남긴 공식 기록이다. 그러나 이 숫자로는 오재원의 활약도를 채 20%도 설명하지 못한다. 몇 가지 장면을 들여다보자.
우선은 2년전과 같은 환상적인 글러브 토스 수비였다. 롯데가 2-3으로 추격에 나선 3회말 공격. 1사 후 4번 홍성흔이 중전안타를 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던 상황. 이어 타석에 나온 박종윤은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를 받아쳤다. 땅볼 타구였지만, 코스가 안타성이었다. 투수 옆을 스치고 중견수 쪽으로 굴러가는 듯 했다.
다음으로 오재원은 공격에서도 번쩍 빛을 뿜었다. 이번에도 딱 한번의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4-2로 앞서던 7회초 1사 1, 2루.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롯데 5번째 투수 강영식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2타점짜리 중전 3루타를 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 스페셜리스트 뿐만 아니라 해결사로서의 가치 역시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이날 승리의 주역이 된 오재원은 3차전 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으로 오재원은 "아무래도 2년전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네요. 경기 전 동료들과도 당시의 추억을 되살려보자고 다짐했습니다"라며 대역전극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선언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