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오프(PO)에서 마주하는 SK와 롯데. 여러모로 대조가 되는 두 팀이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롯데가 1980~1990년대 팀이라면, SK는 2000년대 팀이다. 롯데는 정규시즌 3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라 정상을 밟았던 1992년을 마지막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1995년, 1999년 두 차례 더 한국시리즈에 섰지만 우승에 이르지 못했다. 1999년 이후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반면, SK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3번이나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했고, 5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00년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팀이라고 부를만한 성과다. 정규시즌 성적도 좋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특히 강했다. 정규시즌 1위로 오른 3번의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했다. 2009년 두산과의 PO에서는 1,2차전을 내주고도 3연승,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도 준PO에서 KIA, PO에서 롯데를 꺾었다.
|
이래저래 인연이 많은 두 팀이다. 후반기 1위 삼성을 위협하며 2위를 질주하던 롯데는 막판 17경기에서 3승1무13패를 기록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결국 SK에 2위를 내주고 4위까지 내려앉았다. 롯데에게 올 정규시즌 마지막 10여경기는 다시 떠올리고 싶지않은 악몽과도 같았다.
그러나 롯데는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다. 이번 준PO에서 두산을 3승1패로 꺾고 PO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 5년 만에 처음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물론, 허점도 많았다. 수비불안과 어설픈 주루플레이 때문에 고생을 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매끄럽지 못했다. PO에서 SK의 잘 짜여진 야구를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전력만으로 승자와 패자로 나뉘지 않는다. 수 많은 변수가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내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일이 일어난다.
롯데는 준PO에서 박준서 용덕한, 기대하지 못했던 두 선수의 홈런포가 나와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또 전반적으로 시즌 막판 바닥을 때렸던 팀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가을야구 트라우마를 벗어 던졌다는 게 큰 소득이다. 또 정규시즌 SK에 10승9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보였다.
가을 DNA가 흐른다는 SK와 4년 간의 포스트시즌 첫 라운드 탈락 트라우마를 털어낸 롯데. SK의 가을야구 본능은 올해도 발휘될 수 있을까, 아니면 롯데의 반란이 계속될 것인가. 이래저래 흥미로운 PO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