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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인터뷰실에서 꼭 만나요."
그 이후로는 계속 '신데렐라 스토리'가 이어졌다. 2008년 최형우는 역대 최고령(25세)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후 삼성의 간판타자로 맹활약한다. 지난해에는 홈런(30개), 타점(118개), 장타율(0.617) 등 타격 3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에도 도전했다.
잘나가던 이때쯤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MVP를 두고 팀 동료 오승환과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여 마음고생을 하더니 올해에는 초반 심각한 부진으로 본인은 물론 류중일 감독의 애를 태웠다. 하지만 이런 고난 쯤은 이미 20대 초반 좌절의 막장을 경험했던 최형우에게는 그리 큰 고통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최형우는 늘 밟게 웃다가도 때때로 정색을 하며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라니까요"라며 한숨을 내쉬곤 했다.
최형우는 그 예고를 입증했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나온 최형우는 2회 내야땅볼로 5타수 연속 무안타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2-0으로 앞서던 3회말 2사 만루에서 SK 선발 마리오의 4구째 체인지업(시속 124㎞)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매우 의미가 큰 홈런이었다. 작게는 이날 승리를 굳히는 쐐기포였고, 크게 보면 한국시리즈 사상 3호 만루홈런이자, 삼성 창단 후 첫번째 한국시리즈 홈런이었다. 이날 만점활약을 펼친 최형우는 "1회에 마리오의 공을 보니 변화구가 밋밋했다. 그런데 마침 마침 변화구가 연속 4개가 들어와서 타이밍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MVP를 타겠다는 발언을 한 것은 그저 우리팀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장난이었는데, 너무 확대된 것이다. 이제 팀이 2승을 했으니 그 이야기는 좀 그만해도 될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고난을 이겨낸 최형우의 미소는 가을 보름달처럼 환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