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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김시진 감독 선임, 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들었다.
보통 구단이 새 감독을 영입하면서 "첫 해부터 우승시켜 달라"고 하는 일은 드물다. 팀을 파악하고 만들어 2~3년 내에 우승에 도전해보자고 입을 모으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미 양 감독 경질 사태를 치르며 새로 올 감독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해놓은 상황. 때문에 김 감독으로서는 지휘봉을 잡기 시작한 순간부터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듯 롯데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해 어떻게 팀을 변신시켜야 할까.
또 하나, 분위기에 휩쓸리는 팀이 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롯데는 분위기를 타는 팀이다. 좋을 때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가 와도 이길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가 한 번 추락하기 시작하면 고교팀보다 못한 경기를 할 때도 있다. 정규시즌엔 괜찮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점을 선취하고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이 이를 대변한다. 결국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냉철한 판단과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조용하고 차분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카리스마가 있는 김 감독에게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
냉정히 평가해보자.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했지만 5차전까지 간 것만으로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현재 롯데는 우승 전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현재 전력이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FA인 홍성흔, 김주찬, 강영식을 모두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군복무를 마치는 조정훈과 박기혁 정도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전력보강도 없다. 뛰어난 선수 한두명이 영입된다고 치자. 그렇게 해서 팀이 바뀌지는 않는게 야구다.
김 감독은 야구 전문가다. 이 사실을 모를리 없다. 하지만 우승시켜야 한다. 그야말로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이 딱 맞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