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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시즌 롯데, 확 바뀔 전망이다. 김시진 신임 감독 선임 이후 새로운 코치진의 윤곽이 대부분 드러났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결정이다. 양 감독이 사실상 경질된 이후 과연 롯데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이런 코치진의 큰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시아시리즈 종료가 되자마자,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스포츠조선이 확인한 결과, 박정태 타격 코치가 10일 열린 아시아시리즈 요미우리 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 롯데는 박 코치를 만나 이를 만류할 계획이지만 박 코치는 당분간 유니폼을 벗을 뜻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득염 불펜 투수코치와 조원우 작전주루코치의 사퇴도 충격적이다. 두 사람은 롯데가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숨은 공신이었다. 가 코치는 올시즌 최강이라는 삼성에 필적할 만한 불펜을 만드는데 공헌을 세웠다. 조 코치는 타격에 비해 수비력은 부족하다던 김주찬, 손아섭을 수준급 외야수로 탈바꿈 시켜놨다. 하지만 단장, 신임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어려울 때 찾아주신 분(양 감독 지칭)이 떠나셨다. 롯데를 떠나더라도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양 감독이 힘들 때마다 같이 술잔을 기울이던 가 코치와 조 코치다.
주력 코치들의 이탈로 끝이 아니다. 구단은 김 감독 취임식이 열리기 하루 전인 13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지만 새로운 코치진의 윤곽이 이미 드러났다.
예상 밖의 큰 변화였다. 코칭스태프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석-타격-투수 코치가 모두 바뀌었다. 그냥 바뀐게 아니다. 말그대로 '김시진 사단'이 형성됐다. 일단 수석코치에는 권영호 전 영남대 감독이 내정됐다. 삼성 스카우트로 일하고 있던 권 신임 수석코치는 82년 원년부터 삼성에서 뛴 국내 최초의 마무리 투수다. 김 감독이 삼성에서 전성기를 누린 시절 함께 마운드를 이끈 인연이 있다. 권 수석코치는 "감독님께서 불러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열심히 보좌하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넥센 타격코치인 박흥식 타격코치도 전격적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넥센의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던 박 코치는 김 감독의 전화를 받고 어렵게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다른팀에서도 함께 하자"던 김 감독과의 신의를 저버릴 수 없었다. 박 코치는 야인으로 지내던 지난 2010년 권 수석코치의 부름을 받고 영남대 코치로 일했던 인연도 있다.
투수코치에 이미 정민태 코치가 내정됐던 상황에서 말그대로 '김시진 사단'이 새롭게 롯데를 이끌게 됐다. 기존의 일부 코치들이 그대로 선수들을 지도할 전망이지만 확실히 '양승호 감독의 롯데' 색깔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롯데, 신임 감독에 대한 전폭적 지원. 왜?
김 신임 감독과 양 전임 감독의 사정은 확연히 달라 보인다. "같이 일하고 싶은 코치가 있어도 영입이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칭스태프의 틀을 구단이 직접 짰기 때문이다. 일부 코치들과 선수들은 "감독님이 정말 외로우셨을 것"이라고 지난 2년을 회상했다.
양 감독은 플레이오프 후 구단에 "내년 시즌에도 감독직을 유지시킬 거라면 코치 선임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양 감독을 선택하지 않았다.
양 감독의 사례로 롯데도 깨달은 바가 있었을 것이다. 프로야구 현장의 한 관계자는 "코칭스태프 사이의 원활한 소통은 팀 전력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가 팀을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양 감독을 사실상 경질한 이유는 우승을 위해서다. 그 선택이 김 감독이었고 내년 시즌 더 좋은 성적이 나야 김 감독을 선임한 구단도 할 말이 생긴다. 그래서 구단은 신임 감독의 요구대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어쨌든 김 감독은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하지만 이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구단이 자신의 의견을 모두 따라주는 것은 그만큼 성적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