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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가대표팀은 경험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박병호는 올시즌 프로야구 MVP다. 누가 뭐라해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뜻. 타율 2할9푼 31홈런 105타점의 몬스터시즌을 보냈고 5할6푼1리로 장타율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벽이 너무 높았다. 1루수만 3명이 선발됐는데 모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인물들이다. 삼성 이승엽,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이대호, 한화 김태균의 이름 값에 결국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일각에서는 "한국프로야구 MVP가 뽑히지 않으면 누가 국가대표팀에 뽑힐 수 있느냐"는 이의를 제기하지만 김인식 규칙위원장과 윤동균 양상문 박종훈 기술위원, 그리고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결국 '경험'이었다.
외야수 손아섭도 유력한 후보였다. 올시즌 최다안타왕을 차지했고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경쟁을 펼친 외야수들이 올시즌 부진에 빠져 손아섭의 승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보였다. 클리블랜드 추신수, 두산 김현수, KIA 이용규의 발탁이 확실시 됐던 가운데 손아섭은 LG 이진영, 팀 동료 전준우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준우야 좌타자들이 일색인 외야수 라인을 감안해 선발된 것이라 했을 때, 결국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이진영보다 눈길을 끌지 못했다. 다만, 추신수가 WBC 참가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만약 추신수가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한다면 같은 포지션인 손아섭의 발탁 가능성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KIA의 젊은 키스톤콤비인 안치홍과 김선빈도 결국 두산의 베테랑 내야수 손시헌에게 밀린 것으로 봐야 한다.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며 플레이오프에도 출전하지 못한 손시헌이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력 때문에 대표팀 명단에 다시 한 번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장에서 뛰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는 처음 들어가기가 어렵지 한 번 들어가면 계속해서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널리 퍼져있다. 그만큼 대표팀 선발 때 이전 국가대표 경험을 많이 참고한다.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들의 뇌리에서 이전 국제대회에서의 인상적인 활약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WBC 대표팀에 합류한다는 것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탈락한 선수들의 아쉬움은 더욱 커질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