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FA 실패 과정의 불편한 진실

최종수정 2012-11-19 06:24

한화 선수들이 충남 서산의 2군 전용훈련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서산=최만식 기자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실패한 한화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단순한 선수영입 경쟁 실패가 아니라 구단의 선수보강 시스템에 또다시 문제점을 노출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한화 구단이 FA 실패에 따른 해명을 하는 과정부터가 석연치 않다.

한화 구단은 이번 FA 시장에서 투수 정현욱과 야수 김주찬을 필요로 했지만 모두 붙잡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구단은 "선수 몸값이 너무 치솟는 이상과열 현실을 수긍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응용 감독은 "정현욱의 경우 LG 조계현 수석코치가, 김주찬의 경우 KIA 선동열 감독이 강력하게 원했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FA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이미 끝난 일인데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야 무슨 소용있겠나. 지금 형편에서 방법을 찾아야지…"라는 말을 덧붙였을 뿐 더이상의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다.

이처럼 김 감독이 굳이 내색하지 않아도 구단의 대외적인 해명과 김 감독이 받은 보고에서 체감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김 감독에게 보고된 내용에서 내포된 의미를 살펴보면 한화는 FA 영입을 위해 아무리 과감한 베팅을 해봤지만 LG, KIA의 인맥 파워를 넘을 수 없었다는 변명이 가능하다. FA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돈'을 앞세우는 등 인력으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한편, 한화 구단은 언론을 통해서는 구단이 평가한 가치 이상으로 '돈장난'을 하면서까지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싶지 않았다는 뜻을 강조했다.

프로 스포츠의 이상적인 장래를 생각할 때 한화의 이같은 명분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의 냉혹한 프로 경쟁에서 독야청청이 능사는 아니다. 치열할 게 뻔한 FA '돈의 전쟁'에서 구단이 설정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력을 쏟지 않았다는 사실을 되레 자인한 셈이다.

이 때문에 김 감독에게 FA 패인을 보고하면서 조계현 코치, 선동열 감독을 핑계로 내세운 게 아니냐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한화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해명이 혼선을 초래했다.

FA 실패에 따른 해명에서만 석연치 않은 게 아니다. 한화 구단 사정을 잘아는 한 야구인은 "류현진 포스팅 대박을 터뜨린 한화가 이번에 FA를 1명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외다"면서 "막강한 자본력을 보유하게 됐으면서 과열경쟁 때문에 포기했다는 해명은 프로에서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좋은 성적 내고 싶다면 선수 영입 경쟁에서도 이겨야 하는 게 프로이기 때문이란다.

특히 한화는 우승 청부사 김 감독을 영입하면서 성적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김 감독이 취임 초기 우승을 목표로 삼고 FA 2명을 요청하자 구단도 흔쾌히 화답했다. 전력보강은 류현진의 공백을 메우고 김 감독 영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조건이었다.

이처럼 FA 보강을 내년 시즌을 위한 지상과제로 삼은 것처럼 천명해놓고 '빈손'에 그쳤다는 것은 프로야구판 생리상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이 야구인의 설명이다.

그는 "보통 신임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있으면 가능한 수를 동원해 일단 잡아주고 보는 게 구단의 덕목이다. 그것도 우승을 안겨달라고 의욕적으로 영입한 명감독이라면 더욱 그렇다"면서 "야구계에서는 한화가 이번 FA 시장에서 얼마나 의지를 갖고 치밀하게 협상력을 발휘했는지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화는 올시즌 도중에도 한대화 감독을 하차시키는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와 융화되지 못한 선수단 관리 행정의 미숙함을 노출한 바 있다. 이번 FA 실패 과정에서도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았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새출발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더욱 그렇다.

한편, 한화 관계자는 "김 감독께 FA 실패 원인에 대해 자체 수집한 정보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확대 와전된 것 같다"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만족시키지 못해 죄송하다. 앞으로 전력보강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