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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배려하겠다."
곧바로 서울 자택으로 귀가한 그는 매니지먼트사인 '팀61'의 고위 관계자는 물론 한화 구단 측과도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다.
주변의 예상과 달리 평온했고, 평소의 일상과 크게 다를 게 없었던 것이다. 주변에서는 박찬호의 거취가 결정나는 줄 알고 이목을 집중시켰던 던 게 사실이다.
박찬호가 김응용 감독의 취임(10월 15일) 이후 은퇴 여부를 포함한 거취를 고민하겠다며 팀을 떠났다가 2주간 미국을 다녀온 뒤였으니 그럴 만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렇다 할 동요가 없었다. 이 역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화가 박찬호의 거취 결정을 재촉하지도, 서두르지도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박찬호를 위한 또다른 배려대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박찬호가 미국을 다녀왔다고 해서 곧바로 은퇴 여부에 대한 해답을 달라고 재촉할 필요가 없다. 11월 말까지 고민한다고 했으니 충분히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한화가 이처럼 여유를 갖게 된 것은 박찬호를 25일 마감하는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한화가 박찬호의 잔류를 바라는 열망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열망은 NC의 특별지명을 위해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하면서 이미 박찬호를 넣었을 때부터 표출됐다.
한화는 지난해 박찬호의 국내복귀를 발벗고 추진하면서 일부의 거센 반대를 감수하며 이른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같은 연고지 출신의 대스타에게 현역 시절 마지막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를 앞세워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박찬호는 연봉 사회환원으로 화답했고, 한화 구단은 박찬호 사회공헌사업으로 '특별법' 통과에 따른 감사를 표시했다. 이 때문에 한화 구단은 박찬호가 은퇴를 하더라도 고향팀에서 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을 갖고 있다. '영원한 한화맨'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 시즌에도 한화 선수로 함께 가겠다는 의사표시로 박찬호를 보류선수에 포함시킨 한화는 시간적으로 쫓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박찬호는 구단의 양해를 얻어 오는 29일 끝나는 마무리 훈련을 이미 건너 뛴 상태다. 이후 2개월간의 비활동기간이 주어진다. 선수등록 마감일(1월 31일)까지 한화와 박찬호는 최종 선택을 해야 한다.
구단이 "박찬호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다. 거취 결정이 11월 말을 넘겨도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보류선수 명단 제출시한을 가지고 괜한 부담을 주면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후회없이 더 고민하고 주변의 충고를 수렴한 뒤 판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개월 넘게 고민할 시간을 줬으면 됐지, 얼마나 더 기다리느냐'고 비판하겠지만 거취 결정을 재촉한다고 해서 당장 이득이 될 것도 없는 만큼 이왕 기다린 거, 더 기다릴 수 있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한화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찬호장학회의 장학금 전달식에서도 박찬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게 애를 썼다.
구단 고위층이 나서지 않는 대신 홍보팀장이 행사장을 방문해 박찬호측이 요청한 장학생 청소년들의 유니폼을 전달하고, 안부를 묻는 선에서 정리한 것이다.
한화 구단의 배려와 기다림에 대해 박찬호는 어떤 화답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