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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프로야구 팀들이 한 시즌이 끝난 뒤에 마무리 훈련캠프를 차린다. 이 캠프에서는 말 그대로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성격을 지닌 훈련이 진행된다. 야구단이라는 한 단체를 개인에 비유하자면, 마무리 훈련캠프는 본격적인 운동을 한 뒤에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몸풀기 체조같은 형식이다. 그래서 마무리 훈련 기간에 새로운 기술이나 전술을 익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이뤄진 것이 45일의 '장기' 마무리 캠프다. 보통 해외 스프링캠프가 1월 중순에 시작돼 2월 말에서 3월 초순에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KIA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거의 스프링캠프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선 감독과 KIA 선수단이 절박했다고 봐야한다. 일반적인 마무리캠프의 목적이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게 아니라 떨어진 밸런스와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지만, KIA의 이번 마무리캠프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렇다면 KIA는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한달 보름간 실시된 마무리 캠프를 통해 어떤 소득을 올렸을까. 내부에서 바라보는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바로 '심리적 공감대의 형성'이었다. 캠프를 마친 이용규는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화를 한 것 같다. 물론 훈련량도 많았지만, 서로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이 마치 모래알처럼 흩어져버린 게 2012시즌 KIA의 모습이다. 주요 선수들이 줄지어 부상을 당하면서 제 몫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가진 전력의 절반도 채 쓰지 못하며 상대에 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패배감이 깊어졌고, 이는 팀 분위기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자칫 이런 분위기가 길어질 경우 내년 시즌 역시 조직력있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해외에서의 훈련을 통해 KIA는 체력을 회복하는 것 못지 않게 '조직력 강화'라는 부가 소득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이범호와 최희섭 등 부상선수 뿐만아니라 FA로 이적한 김주찬까지 캠프에 합류하면서 전력이 집결한 모습으로 캠프를 마칠 수 있었다는 점 역시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의 성과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