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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수구단 체제의 페넌트레이스 일정. 예상은 했지만 구단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롯데가 최대의 피해자가 됐다. 제9구단, 10구단 창단을 줄기차게 반대했던 롯데가 희생양이 됐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하지만 경기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어느 팀들이 유리하고 불리한지 판단하기 어려워 이 문제는 수면 아래에 있었다. 그러나 경기일정이 발표되자마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9구단 체제가 확정된 이후 스포츠조선이 제기했던 바로 그 문제였다. 각 팀들의 일정상 유불리함이 확실히 드러났다.
직격탄을 맞은건 롯데다. 홈에서 개막 2연전을 치른 다음부터 바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롯데는 한화와의 홈 2연전을 치른 뒤 창원으로 이동, NC와 3연전을 벌인다. 상황을 따져보자. 안그래도 롯데는 무조건 이기겠다는 NC다. NC는 다른 팀이 개막 2연전을 치를 때 푹 쉴 수 있다. 롯데전에 1, 2, 3선발이 모두 나오게 된다. 반대로 롯데는 3, 4, 5선발이 나서야 한다. 여기에 NC는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투수로 뽑을 계획이다. 아무리 NC가 전력이 약하다고해도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이것으로 끝이면 얼마나 좋을까. NC전을 포함해 롯데는 앞서 열린 연전에서 쉰 팀들과 3연전, 또는 2연전을 총 12번이나 치러야 한다. 푹 쉰 팀들의 에이스급 투수들을 12차례나 만나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팀도 상황이 비슷하다면 괜찮겠지만 타 팀들의 경우를 보면 볼멘 소리가 나올 만 하다. 내년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삼성은 연전을 쉰 팀과 딱 한번 맞대결한다. 흥행을 위해 잠실 주말 경기에 많이 배치돼 함께 손해를 봐왔던 KIA와 비교해봐도 억울하다. KIA는 이와 같은 경우가 총 3번이다.
1~2게임차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 등 팀의 운명이 갈리는 한국프로야구 현실상 엄청난 악조건이다. 상대 1, 2, 3선발 투수를 만나 연패라도 하면 충격은 단순한 패배 이상이 된다. 여기에 롯데는 기본적으로 이동거리에서도 다른 구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는 그야 말로 '멘붕'에 빠졌다. 11월30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납회행사장에서 이 소식을 접한 코칭스태프는 물론, 구단 관계자들까지 충격에 빠졌다. 일단 롯데는 KBO에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항의를 한 상황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마음같아서는 보이콧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KBO는 "이해해달라"라는 입장만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흥행, 이동거리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하는데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 이런 일정이 2~3번 많다면 이해를 하겠다. 1번과 12번의 차이가 말이 되느냐"고 강조했다.
롯데와 홀수구단 악연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